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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바꾸는 M]⑦벤처1세대 이어 20년만에 M세대 창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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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아이폰 등장과 풍부한 자금이라는 조건이 맞물리면서 그루폰, 우버, 에어비앤비 등 스타트업 붐이 처음 시작됐다.

국내 스타트업 창업 흐름도 이런 시대적 배경과 맞물리면서, 스타트업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벤처 1세대 기업들의 기반이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세계라면, 새롭게 탄생한 벤처기업들은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게 이뤄지는 모바일 세상을 자유롭게 탐험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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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바꾸는 M]⑦벤처1세대 이어 20년만에 M세대 창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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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성공의 아이콘은 ‘서울대 법대’로 통했다. 어느 지역이든 ‘공부 좀 했다’는 이들은 하나같이 서울 법대로 몰리면서 1984년까지 학력고사 점수 기준으로 가장 높은 커트라인을 자랑했다. 하지만 1985년을 기점으로 변화가 생겼다. 당시 정부 주도의 전기·전자분야 정책에 따라 인재들이 물리학과나 전자공학과 등으로 몰려들었다. 1986년에는 그 차이가 뚜렷해지며 전자공학과를 포함한 서울대 공대의 입학 커트라인이 법학과를 역전했다.



[세상 바꾸는 M]⑦벤처1세대 이어 20년만에 M세대 창업자들

이는 새로운 변화의 돌풍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카카오의 김범수, 네이버의 이해진, 다음의 이재웅, 넥슨의 김정주 등 한국 인터넷과 게임 산업의 역사를 만든 ‘벤처 1세대’ 주역들이 모두 황금 세대로 불리는 86학번의 타이틀을 달고 무대로 등장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85학번으로 이들과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녔다.


인터넷 시대 올라탄 86세대...벤처 1세대로 성공

유독 ‘86학번’이 통하는 이유는 뭘까. 이들은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이라는 미지의 세상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던 최초의 세대다. 대학교 3~4학년 때인 1980년대 후반은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가정마다 개인용 컴퓨터를 갖추긴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대학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마련했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빠져든 이들에게 모든 시도는 최초였다. 여기에 1990년 초반 국내 기업들 사이에선 인터넷이 미래 산업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많은 86학번이 첫 직장으로 삼성SDS를 선택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점차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자 이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기업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중반이 되자 가정마다 컴퓨터를 한 대씩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이 마음속으로 품던 꿈을 마음껏 펼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 벤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999~2000년대 당시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인터넷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대기업 임직원은 물론 대학원생·교수 등 여러 계층에서 벤처 창업에 뛰어들며 IT기업 숫자는 빠르게 늘었다.


특히 이들 ‘벤처 1세대’는 벤처 붐 거품이 꺼지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몰락하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아 자신들의 영토를 점점 확장하는 등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국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이들은 지난 11일 기준 네이버의 시가 총액은 32조8918억원, 카카오는 25조384억원으로 각각 한국의 시가 총액 순위 11위와 13위권 수준이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 총액은 22조5506억원에 달한다.


마우스에서 손가락으로…모바일 창업 꽃피운 ‘M세대’

이제는 모바일의 시대가 됐다. 오전에는 모바일로 예약해둔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로 출근하고, 식사는 배달의민족 앱으로 주문하거나 마켓컬리로 시킨 식재료로 요리한다. 친구들과 술자리가 끝나면 토스를 통해 편리하게 술값을 정산하고, 집에 가면 어제 쿠팡으로 주문한 택배가 날 반겨주는 게 일상이 됐다. 주말에는 쏘카로 차를 빌려 교외로 나가고 야놀자로 예약해둔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는 방식이다.


2010년대 본격적으로 등장한 국내의 모바일 기반 서비스들은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2008년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아이폰 등장과 풍부한 자금이라는 조건이 맞물리면서 그루폰, 우버, 에어비앤비 등 스타트업 붐이 처음 시작됐다. 국내 스타트업 창업 흐름도 이런 시대적 배경과 맞물리면서, 스타트업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벤처 1세대 기업들의 기반이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세계라면, 새롭게 탄생한 벤처기업들은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게 이뤄지는 모바일 세상을 자유롭게 탐험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왔다. 특히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고 잠재력이 큰 시장을 선점하는 순발력을 가진 이들이 살아남으면서 ‘모바일 1세대’로 불리게 됐다.


이들 모바일 1세대는 X세대(1970~1979년생) 중에서도 밀레니얼 세대(1980~1996년생·M세대) 직전인 1970년대 후반 태어난 창업자들을 중심으로 세력 확장에 나섰다. 쿠팡의 김범석(1978년생), 배달의민족의 김봉진(1976년생), 야놀자의 이수진(1978년생), 직방의 안성우(1979년생) 등이 거대 플랫폼 기업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후 이들과 맞물려 M세대 중 고참인 토스의 이승건(1982년생), 마켓컬리의 김슬아(1983년생), 무신사의 조만호(1983년생) 등 1980년대생이 창업한 스타트업들도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세상 바꾸는 M]⑦벤처1세대 이어 20년만에 M세대 창업자들

유니콘은 비상장 스타트업 중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을 일컫는 용어다. 통상 유니콘 기업의 탄생은 창업 생태계가 얼마나 활성화됐는지 파악하는 지표로 삼는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유니콘 기업 현황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22개 사다. 여기에 추가로 과거 유니콘 기업이었으나 상장 등의 이유로 현재는 유니콘 기업에서 제외된 9개의 기업까지 합하면 총 31개나 된다. 2017년에는 국내 유니콘기업이 3곳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5년 만에 7배 넘게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기업가 정신·데이터 분석력 갖춘 ‘준비된 창업가’
[세상 바꾸는 M]⑦벤처1세대 이어 20년만에 M세대 창업자들

최근에는 ‘후기 M세대(1990년~1996년)’로 불리는 젊은 창업자들의 급부상도 심상치 않다. 해외에서는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 국내에서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쿠팡·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모바일 1세대를 보고 자란 이들은 ‘넥스트 유니콘’을 꿈꾸고 있다.


특히 이들은 스마트폰 시대에 적합한 아이템을 찾아 창업에 성공하면 젊은 나이에도 큰 부를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알고 있다. 기성세대처럼 무조건 대기업에 취업하는 게 정답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아예 학창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경험을 쌓으면서 ‘준비된 창업가’로 거듭나기도 한다.


AI 포털 서비스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를 이끌고 있는 이세영 대표(1996년생)도 그 중 한 명이다. 이 대표는 “어려서부터 손정의, 정주영 회장 등 성공한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위인전처럼 읽었다”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극복하는 모습에 매료돼 창업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고교시절부터 창업을 경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학년 때 고교생 대상 논문 발표행사인 ‘한국청소년학술대회’를 만들었는데, 이 대회는 결국 13개국에서 3000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결국 50명의 팀원과 160명의 자원 봉사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사무국을 만들고, 온라인 콘퍼런스 플랫폼을 개발해보기도 했다. 이 경험을 자산으로 삼은 이 대표는 지금의 뤼튼을 차린지 2년 만에 직원 40명 규모의 스타트업 대표가 됐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력도 M세대가 가진 무기다. 간편식 제품 스타트업 ‘윙잇’의 임승진(1990년생) 대표는 제품을 기획할 때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방식을 고수한다. 윙잇은 제품 출시 프로세스를 총 46단계까지 구성해놓은 덕분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면밀한 분석을 통해 실패 확률을 줄이는 게 목표다. 실제로 이들 서비스의 재구매율은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내 넘어 전세계로 뻗어나갈 것”…10년 후 유니콘 될 주역들

특히 M세대 창업자들이 가진 특성은 ‘글로벌 마인드’다. 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영어에 익숙하고 해외 진출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학창시절부터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해외 SNS 서비스를 쉽게 접했고, 유학과 어학연수 등 해외에 나갈 기회가 크게 늘어 문화적 장벽이 많이 허물어진 덕분이다. 그래서 창업을 할 때 한국 시장만을 바라보고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


‘교육계의 슬랙’으로 불리는 교육·지식 공유 플랫폼 클라썸은 처음 서비스를 런칭할 때부터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을 모두 제공했다. 이채린(1996년생) 클라썸 대표는 “처음 창업을 할 때부터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서비스를 만들 비전을 갖고 있었다”라며 “국내 시장을 넘어 다른 국가들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문제점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클라썸은 한국을 넘어 미국에서도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립대 프레즈노 캠퍼스 등 미국 대학과 기관에서도 클라썸을 이용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스톰벤처스, 빅베이슨캐피탈 등으로부터 누적 76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클라썸의 이 같은 영향력을 인정받아 이 대표는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최유진 클라썸 대표는 홀론IQ '2023 EdTech Startup Women Leaders'에 선정된 바 있다.



벤처 스타트업계에선 이러한 배경을 가진 M세대 창업자들이 향후 5~10년 내 주류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장승룡 카카오벤처스 이사는 “어릴 적부터 성공한 스타트업 사례를 보고 자라면서 창업에 대한 꿈을 자연스럽게 키워온 세대인데다 정부지원금과 각종 지원 제도가 마련돼 도전이 유리하다고 본다”라며 “성공과 실패를 맛본 창업 선배들이 노하우도 전수해줄 수 있어 이전 세대들보다 더 크게 성공할 것으로 내다본다”라고 전망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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