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원 보석 훔친 용의자 4명 60대
전문가 “미국 범죄조직 고령화 진행 중”
미국 뉴욕에서 대낮에 발생한 보석상 복면 무장강도 사건의 용의자가 모두 60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뉴욕남부연방지검이 지난 1월 뉴욕 맨해튼 등에서 발생한 무장강도 사건 용의자로 빈센트 체르치오(69) 등 5명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뉴욕과 뉴저지 등 보석상에서 직원을 총으로 위협하고 진열장을 망치로 부순 뒤 보석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이 4곳의 보석상에서 강탈한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의 가치는 200만달러(약 25억9000만원)에 달한다.
이중 운전사로 고용된 25세 남성을 제외하고, 보석상에서 강도 행위를 저지른 용의자 4명은 모두 60대다.
검찰은 “이들 모두 캔자스시티 지역의 마피아인 루체세 패밀리와 연결고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살인과 강도, 절도 등 다양한 혐의로 여러 차례 복역했다.
주범인 프랭크 디피에트로(65)는 지난 1999년 루체세 패밀리와 관련된 마약 사건에서 대배심 증인을 살해하고 19년 형을 선고받았다. 공범인 빈센트 스파뉴올로(65)도 1979년 살인 혐의를 인정하고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69세로 최고령인 체르치오와 디피에트로는 7년 전 출소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범죄조직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마피아의 경우 50대가 되기 전에 정식 조직원이 되는 경우도 드물어졌다”고 분석했다.
과거에 범죄조직 자금원이었던 스포츠도박 등이 합법화되면서 젊은 조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수단이 줄어든 것도 이유로 꼽힌다.
마피아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던 전직 연방검사 엘리 호닉은 “노년을 준비한 마피아는 없다”며 경제적 문제도 마피아가 나이를 먹은 뒤에도 범죄에서 손을 씻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NYT는 “마피아가 고령화하면서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지팡이와 휠체어,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고령이나 지병 치료 등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극심한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 역시 이른바 ‘야쿠자’로 불리는 폭력조직원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50대 이상의 폭력조직원이 전체의 51.2%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70대 이상도 2006년의 2.3%에서 10.7%로 4.6배 급증했으며, 반면 20대와 30대 조직원은 각각 4.3%, 14%로 크게 줄었다.
이런 현상은 사회 전체의 고령화와 더불어 폭력단원 출신에게 불이익을 주는 조례가 2011년 각 지방자지단체에 지정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정폭력단원이 되면 은행계좌 개설과 신용카드 발급, 보험 가입, 휴대전화 개통이 모두 불가능해진다.
지금 뜨는 뉴스
이 때문에 젊은 세대가 좀처럼 유입되지 않는 반면, 범죄조직에서 발을 빼면 생계가 막막해지는 중년층이 조직에 남으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 고령화를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