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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정담]축구해설가? 구본무 회장이 인정한 '미술 애호가' 신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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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정담]축구해설가? 구본무 회장이 인정한 '미술 애호가' 신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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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해설가'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65)는 지난 8일 저녁 대학원 재학생, 졸업생들과 조촐한 은퇴식을 하고 교편을 내려놨다. 그는 더 이상 학생들 앞에서 강연하지 않는다. 오는 17일 신입생 면접에만 참석할 예정이다. 2006년 처음 강단에 선 이후 17년 만이다.


9일 본지와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자택 근처에서 만난 신 교수는 "스포츠기록분석 전공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대학원에 와서 많은 결실을 맺었다"며 "독일과 영국에서도 탐내는 인재들이 우리 대학원에서 많이 배출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다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어 교수 퇴임이 아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만보정담]축구해설가? 구본무 회장이 인정한 '미술 애호가' 신문선 신문선 교수.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신 교수는 가족들과 20년간 지낸 상수동 자택에 미술관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상 3층, 지하 1층 건물에 정원까지 있다. 이름은 '신문선 공간'으로 지었다. 서용선 화백이 낸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신 교수가 본지를 통해 처음 공개한 이곳에는 그가 그동안 수집한 미술작품 약 100여점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나머지 100여점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미술관과 함께 신 교수 인생 제2막이 열릴 것이다. '만보'로 다져진 심신은 그가 미술관을 열의 있게 준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신 교수는 "매일 자택이 있는 청운동에서 인왕산을 따라 1만~1만오천보를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만보 마니아"라고도 했다. 인왕산에는 본인이 이름을 딴 '신문선 코스'도 있다고 귀띔했다.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걷다가 수성동계곡 쪽으로 틀어 골짜기를 따라 걷는 코스다. 신 교수가 이 길을 따라 걷게 된 계기도 결국 그림이었다. "인왕제색도를 그린 겸재 정선이 청운동에 살면서 그림을 그린 곳이 많이 남아 있다"며 "대학 때부터 인왕제색도의 배경이 된 곳이 궁금해서 찾아다니다 보니 이 길이 좋아졌다"고 회상했다.


[만보정담]축구해설가? 구본무 회장이 인정한 '미술 애호가' 신문선 신문선 교수.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故 구본무 회장도 그림 선물… 40년 넘은 안목

신 교수는 대중들에 축구인으로 익숙하다. 하지만 그는 알고 보면 대단한 '미술 애호가'다. 그림을 보는 안목을 길러온 지는 40년이 넘었다. 신 교수는 "대학 선수 시절부터 쉬는 날 인사동에 가서 그림을 찾으러 돌아다녔다"고 회상했다. 안목이 생기자 스토리가 있는 미술작품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신 교수는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등지에서 여러 작품을 수집했다. 현재는 변시지 화백, 권순철 화백의 작품은 각각 40점을 소유하고 있다. 2003년에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으로부터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을 선물 받았다. 신 교수는 "함께 전시회를 갔다가 구 회장께서 작품을 조용히 구매하시더니 나중에 내게 보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도 미술관이 열릴 고택 내 계단 옆 벽 한편에 전시돼 있다.


미술관은 그의 예술적 감성이 집약된 공간이다. 개관을 계획하는 과정에선 '짐 톰슨 하우스(태국 방콕)', '야나기 무네요시의 민예관(일본 도쿄)'을 참고했다고 한다. 신 교수는 이미 2021년 9월 와우갤러리를 개관해 운영하고 있지만, 미술관을 여는 일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신 교수는 "홍익대 앞은 예술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지만 지금은 음식, 주점이 많은 복잡한 거리가 됐다"며 "인근에 한적한 미술관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만보정담]축구해설가? 구본무 회장이 인정한 '미술 애호가' 신문선 신문선 교수.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만보정담]축구해설가? 구본무 회장이 인정한 '미술 애호가' 신문선 신문선 교수.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축구해설도 은퇴 무대 기다려"

여전히 축구계에서 신 교수의 영향력은 크다. 많은 프로축구 구단이 그에게 특강을 부탁하고, 조언을 구한다. 대구FC는 지난 시즌 신 교수의 도움으로 2부 강등 위기를 피했다. 조광래 대구FC 사장이 지난해 9월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신 교수에게 SOS를 쳤다. 신 교수는 곧바로 선수단 숙소로 내려가 특강을 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수치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경기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강조했다. 지지부진하던 팀의 핵심 선수 세징야(브라질)를 불러 책임감을 강조했다. 심판 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라고도 했다. 대구는 제주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내주고 두 골을 따라잡아 무승부를 거뒀다. 이후 4승 2무로 상승세를 타며 1부에 잔류하는 데 성공했다.


신 교수는 지금도 축구계의 러브콜을 내심 기다리고 있다. 그는 "축구 행정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보직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축구 해설도 "은퇴를 공식화할 수 있는 마지막 중계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늘 축구판에서 야인으로 살았다. 우리 축구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관계기관들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본지와 만나서도 "축구협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4강 신화를 쓴 우리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활약에 "도취하면 안된다"라고도 말했다. "일본이 예선에서 탈락했고 우린 4강에 올랐다고 해서 일본보다 우리가 앞섰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대표팀은 세트피스를 통한 전략이 확실하고 김은중 감독이 공격진에 자율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런 선수들이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필요하다"라고도 덧붙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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