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으로 당명 바꾼 뒤 첫 워크숍
일부 당협위원장 '쓴소리' 서슴지 않기도
국민의힘 전국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이 2일 한 자리에 모여 ‘총선 필승’을 다짐했다. 김기현 당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면서 일각에서 나오는 ‘검사 공천설’을 일축했다.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당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는 김 대표를 비롯한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최고위원 등과 당협위원장 등 약 200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워크숍은 윤석열 정부 1년의 성과와 향후 국정 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제22대 총선 승리 결의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가 진행된 건물에는 입구에서부터 ‘더 큰 변화! 그리고 힘찬 도약!’이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당협위원장들은 “오랜만에 뵙습니다”라며 반가움의 인사를 나눴다. 이날 워크숍은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꾼 뒤 처음으로 열렸다.
김기현 ‘검사 공천설’ 적극 부인…시스템 공천 강조
김 대표는 이날 내내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내년 총선에서 실력 있는 사람, 유능한 사람이 공천될 수 있도록 시스템 공천을 확립해서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검사 공천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그럴 가능성 없다고 확실하게 말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의해 경쟁력 있는 후보가 우리 당 공천을 받아서 당당하게 총선 압승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당대표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며 “그런 데 구애받지 말고 옆에서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고 열심히 국민들, 지역민들과 접촉을 높이고 우리 당이 가진 가치를 열심히 알려드리고, 자신의 실력을 검증 받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워크숍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대표는 모든 의견을 다 잘 수렴하고 그것을 시스템에 의해서 투명하게 진행한 다음 결론을 내리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김 대표의 발언은 정치권에서는 떠도는 이른바 ‘검사 공천설’ 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검사 출신들이 대거 공천장을 받고, 현역 당협위원장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철규 사무총장 또한 모두발언에서 “당무 감사와 관련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예우할 것”이라며 “조금도 흔들림 없이 평상시 하던대로 당협을 잘 운영해주면 그런 것은 전혀 감사에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마무리발언에서도 “당무 감사는 하반기 중에서도 좀 늦게 하는데 갑자기 다른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당헌·당규에 있는대로 진행할 것이라서 두 달 전에 체크리스트나 중점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 다 알려드리겠다”며 “공천을 갖고 자꾸 괴문서가 나돌고 누군가가 말을 만드는데 과거에 잘못된 우리 당의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희숙·이관섭,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
이날 워크숍에서는 윤희숙 전 의원이 '세계 경제 변화와 대한민국의 정치 방향'을 주제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윤석열 정부 1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각각 특강을 했다.
윤 전 의원은 “내년 총선에선 공천룰보다 국민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사진을 화면에 띄우면서 “요즘 우리 당의 귀인들이다. 이분들 덕분에 국민의힘이 ‘덜 후진 세력’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스스로를 서민과 중산층 정당이라고 했지만 도덕·능력적 파탄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미래에 대한 담론이 있는가, 무엇을 하는 정치세력인가 할 때 국민들은 전혀 차이가 없다고 느낀다. 보수정치 세력의 서사가 지금 끊어져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3대(교육·노동·연금) 개혁 및 민생 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 수석은 “2년 차 국정운영 방향은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듯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 이익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는 정책”이라며 “민생 안정, 약자 복지 강화, 중산층 복원 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수석은 “3대 개혁은 미래를 위해서 표를 잃는 한이 있더라도 어려운 과제에 대해 과감하게 도전하는 그런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당 향한 '쓴소리' 서슴지 않기도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당의 부족한 점을 짚어내기도 했다.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지금 (당협위원장이 없는) 빈 당협이 꽤 있는데 그 빈 당협에서는 민주당이 플래카드를 수없이 붙여놓아도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도당에서 하거나 당에서 주변 당협에 권한을 주는 등 대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윤원 경기 부천정 당협위원장은 “얼마 전 최고위원 두 분이 말실수하는 바람에 굉장히 지역에서도 곤욕을 치렀다”며 “여론이 금방 올랐다가 금방 떨어지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중앙당 지도부에서도 각별히 정책이나 언행에 대해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위원장은 “당이 보수단체들하고의 불협화음이라든가 언론에 잘못 비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보수단체들과의 유대관계도 좀 각별히 신경을 써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근열 전북 군산 당협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그 이후 정권을 다시 연장하기 위해서 가장 표가 많은 서민들 민생을 위해서 뭔가를 해야 되고 보여줘야 되는데 지금까지 나왔던 방법으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색다른 접근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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