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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기술패권국' 굳힌 美 케네디의 '미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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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 기술 '스핀오프' 사례 많아
마이크로칩 기술, 아폴로 프로젝트 때문에 활성화
미국 세계 기술 패권 장악 굳혀

1945년 2차 세계대전에 승리한 미국. 당연히 세계 패권을 장악한 줄 알았다. 그러나 1950~60년대 우주 개발에서 옛 소련에 뒤지자 이를 갈았다.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의 1963년 아폴로 달 착륙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당시 GDP의 1.8%, 국방 예산의 10%(지난해 기준 약 200조원)를 쏟아 부었다.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미국은 당시 우주 개발을 위해 얻어 낸 첨단 마이크로칩 기술 등을 통해 세계 최강국 지위를 굳혔고 지금까지도 이어 오고 있다. 단순히 냉전 시절 옛 소련과의 자존심 싸움이 아니라 '기술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투자'를 단행해 성공한 것이다. 미국은 일설로 떠도는 '로스웰 사건' 얘기처럼 추락한 UFO·외계인을 발견해 기술을 배운 게 아니었다. 집중 투자한 우주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패권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과학을읽다]'기술패권국' 굳힌 美 케네디의 '미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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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NASA가 개발한 10대 일상 가정용 스핀오프(spin-off) 기술'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우주 기술 상업화의 역사를 소개했다. 골프공에서 게임기, 컴퓨터, 오토바이 헬멧까지, 우리의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물건 중 사실은 미국의 아폴로 달 탐사 프로그램 등 우주 개발 과정에서 개발된 것들이라는 게 주 내용이다. 우주선과 비행사들을 안전하게 실어 나르기 위해서 고안된 특수 소재들이 일상생활에서 응용돼 삶을 혁신시키고 인간에게 유용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마이크로프로세서(micro processors)다. NASA의 우주 개발 과정에서 상용화된 대표적 상품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드는 집적 회로 기술은 1958년 전기공학자 잭 킬비에 의해 처음으로 고안됐다. 하지만 이를 대량 소비해 범용화되도록 한 것은 NAS의 우주개발에 사용되면서였다. 아폴로 프로그램에 사용할 로켓, 우주선, 지상국ㆍ운용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1960년대 미국에서 생산된 집적 회로의 60% 이상을 구매ㆍ소비해 관련 산업을 육성ㆍ정착시켰다. 다른 나라에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개념조차 없었던 때였다. NASA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활용해 키보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현대식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어 기체 내 컴퓨터, 사령선ㆍ착륙선 간 조종 등에 활용했다. 이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이후 발전을 거듭해 오늘날에는 휴대전화, 개인용 컴퓨터, 전자레인지, 계산기 등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사용된다.


정수기도 대표적 사례다. 원시적 정수 필터는 1950년대 이미 중반 개발됐었다. 하지만 숯을 이용한 현대식 필터를 갖춘 정수기는 1963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아폴로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우주비행사들에게 극단적 환경에서 오랫동안 오염되지 않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 고안해낸 것이다. 숯은 산화 과정에서 표면의 탄소 원자들 사이에 수백만개의 작은 구멍이 존재하는데 물을 통과시키면서 각종 오염 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는 원리를 응용했다.


안전헬멧도 NASA가 개발했다. NASA는 1970년대 우주비행사가 비행 중 또는 임무 수행 중 신체에 받을 수 있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물질(Temper foam)을 개발했고, 이는 아폴로 우주선의 헬멧과 의자에 사용됐다. 이 물질은 폴리우레탄에 다른 화학 물질을 첨가한 것으로, 점도ㆍ밀도가 높아 충격을 잘 흡수하고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 특히 점탄성(액체ㆍ고체의 특성을 동시에 갖춤)인데다 온도에 민감해 열을 가해 인체에 밀착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가공하기가 용이하다. 1980년대 상업화되면서 곧바로 매트리스 등 의료용 장비와 미식축구ㆍ자전거 헬멧 등 스포츠 장비에 응용돼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무선 공구도 NASA의 작품이다. 무중력 공간에서 나사를 조일 수 있는 무선 렌치, 달 표면에서 암석을 추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무선 회전식 해머 드릴 개발 등이 민간에 이전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주선 선외나 달 표면 등에서 해당 장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도 이때 함께 개발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무선 진공청소기도 1960년대 NASA의 연구에서 출발해 상용화된 사례다.


[과학을읽다]'기술패권국' 굳힌 美 케네디의 '미친 짓'

이와 함께 스크레치 방지 렌즈도 우주 개발 과정에서 탄생했다. NASA는 우주 탐사 과정에서 플라스틱이 자외선 흡수력이 뛰어난 데다 떨어져도 깨지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우주선 창문ㆍ카메라 렌즈 등에 많이 활용했다. 하지만 쉽게 스크래치가 생기고 먼지ㆍ잔해가 많은 우주 환경도 고려해 표면이 단단해 스크래치가 쉽게 생기지 않는 렌즈 소재ㆍ코팅 기술 개발이 절실해졌다. NASA는 이에 다이아몬드와 비슷한 강도의 탄소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카메라 렌즈나 창호 표면에 얇은 탄소 코팅 필름을 만들어 부착해 강도를 대폭 높여 스크레치나 먼지ㆍ잔해로부터 보호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또 민간에서 자외선 차단용으로 유명한 '라이방(Ray-Ban) 선글라스'에 적용돼 널리 상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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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화재 감지기에 쓰이는 연기 감지 기술도 NASA가 1973년 당시 개발 중이던 우주정거장 스카이랩(Skylab)에 장착하기 위해 고안한 여러 가지 감지 기술 중 하나였다. 위성 TV는 NASA가 1962년 벨 연구소와 함께 대서양간 위성 통신 실험을 위해 발사한 텔스타(Telstar) 1호가 기초였다. 충격 흡수와 통기성이 높은 특수 신발 깔창도 NASA가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의 달 착륙 부츠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다가 민간에 넘어 온 사례다. 요즘 사용되는 골프공 딤플(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표면의 작은 홀) 기술도 원래 NASA가 우주왕복선 외부 연료 탱크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해낸 기술이었다. 게임기에 사용되는 조이스틱도 원래는 아폴로 프로젝트에서 달 탐사 로버를 조종하기 위한 기술로 개발됐다가 무선 자동차ㆍ비행기, 비디오 게임기 등에 응용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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