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청년창업 채움 프로젝트' 호응
정부 사업서 자체 사업 전환…예산도 확대
'모람플랫폼'·'펀스토리' 등 성공 사례 굵직
문화예술 콘텐츠를 중계하는 '모람플랫폼' 김종언 대표는 창업 초기에도 불구하고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연 매출 4100만원 중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5%로 고정비로 나가는 지출이 너무 컸다.
매일같이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지자체가 지원해 주는 사업을 알게 됐다. 바로 광주광역시 동구의 '빈집 청년창업 채움 프로젝트'다.
김 대표는 이 사업에 신청해 2년 동안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전액 지원받아 고정 지출을 아꼈고, 그 비용을 사업 아이템 투자에 더 힘을 쏟을 수 있었다. 그렇게 김 대표는 혼자서 우뚝 설 수 있는 성장 단계에 진입할 수 있었다. 직원은 총 2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났고, 매출은 7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이 도움이 없었다면 과연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겠느냐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김 대표는 "동구 공무원들이 수시로 전화해서 '뭐 필요한 거 없느냐'고 귀찮을 정도로 물었다"며 "세심하게 챙겨준 덕분에 용기와 응원을 얻어 나름의 사업 성취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창업 초기 비용 문제 등으로 아이템은 있는데 막막한 청년 사업가들에게 광주 동구의 '빈집 청년창업 채움 프로젝트'가 큰 힘이 돼주고 있다.
초기 사업 단계에서는 매출 발생 요인이 적다 보니 높은 임대료가 창업 도전에 큰 벽이 되는데,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해 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며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23일 동구에 따르면 구는 빈 점포가 많은 구도심 충장로 4·5가를 중심으로 방치된 유휴 공간을 청년 사업가들이 사용하는 데 일정 부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함께 청년 지원, 상가 활성화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평이다.
만 39세 이하 예비 청년 창업자를 선정해 2년 동안 총 3500만원을 지원하고, 창업 기본교육·홍보 마케팅 등 사후 관리까지 돕는다. 사업계획서 등을 바탕으로 서류 심사 후 창업 관련 교수 등으로 꾸려진 심사위원회에서 2차 pt 면접 심사를 거치게 된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선정된 청년 창업자는 총 30명이다. 동구는 2020년 정부 공모사업으로 이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청년 사업가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반응이 좋아지자 이듬해인 2021년부터는 3억 700만원을 편성해 아예 자체 사업으로 전환했다.
2년 동안 사업을 진행한 구는 지난해부터는 예산을 3억 7000만원으로 편성, 사업을 확대했다.
이선미 펀스토리 대표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3년 전 1인 기업으로 창업해 연극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 중이다.
동구 계림동 활성화 공연 '브라보 나의 인생아', 교과 연계 인성교육 어린이극 '토순이네 사탕가게', 연극 '혼자 입원했습니다' 등을 제작하며 건강한 문화 소비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2021년 12월 예비사회적기업에 선정됐으며 올해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아르티스(가죽공예) ▲시루(피규어) ▲양림온실(꽃집) ▲에스벌룬(이벤트 풍선) ▲문랩핑(선물 포장) ▲르몽드뷰티(뷰티샵) ▲몽드리(공예제품제작) ▲아로마무드(향수·화장품 제조) 등이 성업 중이다.
구 관계자는 "단순히 현금성 지원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멘토링을 통해 청년 창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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