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테크토크]왜 구글은 'AI 해자'가 없다고 했을까

시계아이콘02분 0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구글, 오픈AI 등 '폐쇄 AI' 전략
훈련법 감추고 기술 우위 노려
이에 반발한 오픈소스 득세
커뮤니티가 빅테크 압도할 수도

"우리에게는 해자(moat)가 없고, 오픈AI에게도 없다. 불편한 진실은 AI 경쟁에서 승리할 회사는 우리나 오픈AI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3 세력이 떠오르고 있고, 그 이름은 오픈소스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분석 그룹 '세미애널리시스'가 유출한 구글 사내 메시지 내용입니다. '해자'란 한 기업의 초격차를 유지할 결정적인 기술력을 뜻하는 단어로, 구글 인공지능(AI) 기술자들은 미래 AI 산업의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없다고 실토한 셈입니다.


메시지는 구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를 뛰어넘을 제3 세력으로 '오픈소스'를 언급했습니다. 오픈소스는 AI 모델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무료로 개방해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입니다. 왜 구글 개발자들은 오픈소스 AI를 경계하는 걸까요.


훈련 노하우가 곧 AI 기술…영업비밀 감추는 빅테크
[테크토크]왜 구글은 'AI 해자'가 없다고 했을까 샘 올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AD

신경망 AI를 만들고 구동하는 작업은 크게 '훈련'과 '추론'으로 구분됩니다. 훈련은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AI에 훈련하는 작업입니다. 한편 추론은 훈련 완료된 AI를 바탕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겁니다.


오픈AI, 구글, 구글의 AI 전문 연구 기업 '딥마인드' 등 유명 AI 기업들은 훈련과 추론 분야 모두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AI 기업의 기술력을 판가름하는 것은 훈련입니다.


단순히 거대한 신경망을 갖춘 AI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훈련을 얼마나 '잘' 시키느냐에 따라 AI의 성능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AI 기업들의 '실력'이 갈립니다. 사실 AI 훈련은 과학보다는 공예에 더 가깝습니다. AI에게 훈련할 데이터 세트를 어떻게 구성할지, 훈련을 몇 회 반복할지('에포크'라고 합니다) 등이 모두 AI의 훈련 종료 후 성능을 결정짓는 변수가 됩니다.


아무리 거대한 AI 모델이라도 데이터의 질이 낮으면 형편없는 결과를 내놓기 마련이고, 훈련을 너무 적게 하거나, 심지어 너무 많게 해도 AI가 망가집니다. 이 외에도 훈련 과정의 다양한 요소가 AI의 '성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AI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고 성능 변화를 분석하며 한 계단씩 차근차근 나아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AI 기업들은 모델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만큼은 극단적으로 꺼립니다. 왜냐하면 지금껏 AI를 훈련하면서 겪었던 모든 시행착오가 그들만의 노하우이자 기술력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AI 연구 비영리단체로 시작했던 오픈AI는 최근 '폐쇄 전략'으로 돌아섰습니다. 이 또한 경쟁 기업들이 자사 노하우를 베낄까 우려한 움직임일 가능성이 큽니다.


빅테크 폐쇄 전략 맞서는 오픈소스 '공개 전략'
[테크토크]왜 구글은 'AI 해자'가 없다고 했을까 스태빌리티AI가 개발한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은 오픈소스형 AI 모델의 대표 주자다. [이미지출처=스테이블 디퓨전]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폐쇄 전략'은 극단적으로 '공개 전략'을 표방하는 또 다른 AI에 추월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아예 시작부터 모델의 구성 요소와 세세한 아키텍처, 훈련 방식까지 모조리 공개하는 오픈소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구글, 오픈AI에 비해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메타 AI가 오픈소스 전략으로 맹추격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대형 언어 생성 모델 라마(Llama)를 오픈소스로 개방함으로써 빠른 진전을 보였습니다. 또 영국 유명 AI 스타트업 '스태빌리티AI'도 오픈소스 전략을 표방함으로써 모델 성능을 증진하고 있습니다.


오픈소스의 강점은 '사용자 커뮤니티'를 구성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오픈소스 모델을 변경하거나 개선할 테고, 자신만의 개선법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오픈소스 AI의 성능 개선엔 탄력이 붙을 수 있습니다.


AI 산업 특유의 '문화'도 오픈소스의 발전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1월 구글 브레인 출신 AI 연구원 데이비드 하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현재 빅테크 중 누구도 AI 기술 선두주자임을 자처하지 못하는 이유는 랩실의 연구 문화 때문"이라며 "모든 기계학습 연구자들은 서로 함께 어울려 다닌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빅 테크부터 스타트업까지 AI 연구자들은 서로의 팁, 노하우를 은밀히 공유하는 문화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아직 AI 산업 자체가 초창기인 탓에, 많은 인재가 여러 기업에 번갈아 가며 고용되기 때문입니다.


[테크토크]왜 구글은 'AI 해자'가 없다고 했을까 딥마인드, 구글, 메타 등 주요 AI 기업들이 모여 있는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재 AI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취급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의 경우 대부분 AI 기업들이 한 도시 내에 집중돼 있습니다. 유명한 연구자들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을 한 번씩 거쳤다가 자신만의 스타트업을 차리러 떠나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기업 비밀'이 제대로 유지될 리 없습니다.


AD

다만, 빅 테크엔 오픈소스가 갖추지 못한 방대한 연구원 네트워크와 최신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AI 개발이 '얼마나 시행착오를 많이 하나'에 달렸다면 빅 테크에 더 유리한 점도 충분히 있습니다. 결국 사용자 커뮤니티의 거대한 질량과 빅 테크의 막대한 자본력 사이 승부가 될 겁니다. 구글이 아직 자신들에게 '해자'가 없음을 인정한 이유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