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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토크]억대 연봉 개발자들…돌연 알거지 신세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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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보상 얹어주는 스타트업 관행
불경기에 주가 폭락…재산도 '휘발'
투자액 40~70% 줄어든 VC도 심각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의 IT 개발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꿈의 직업' 중 하나로 손꼽혀 왔습니다. 유연한 근무 문화와 직원 복지, 높은 봉급 덕분입니다. 특히 소위 '빅테크' 기업 개발자는 억대 연봉을 받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빅테크 기업 노동자들이 최근 들어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일이 늘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애초 높은 봉급을 받던 근로자들이 왜 하루아침에 빈곤층으로 전락한 걸까요.


수억원 연봉, 주가 폭락하자 눈 녹듯 사라져
[테크토크]억대 연봉 개발자들…돌연 알거지 신세된 이유 미국 캘리포니아주 구글 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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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미 금융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빅테크 기업 '구글' 직원들이 겪는 생활고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 중인 구글 개발자 출신 토미 요크는 아직 집을 구할 돈을 저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월급이 부족한 건 아닙니다. 그는 4년에 걸쳐 구글로부터 17만5000달러(2억324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습니다. 지난 1월 구글의 정리 해고 당시엔 보상금으로 4만6000달러(약 6100만원)를 추가로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WSJ은 요크와 같은 '고연봉 빈곤층'이 양산된 이유로 테크 기업들의 연봉 구조를 지적했습니다. 테크 스타트업들은 직원들에게 기본급에 '보상금'을 함께 얹어 지급합니다. 보상금은 주로 기업의 주식, 즉 스톡옵션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스타트업은 기업 규모에 비해 높은 금액을 직원들에게 쥐여줄 수 있고, 이로써 더 유능한 인재를 끌어올 수 있습니다. 보상금 관행은 미국 스타트업들이 거대 기업이 된 오늘날에도 즐겨 쓰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테크 기업 연봉 데이터 웹사이트인 '레벨스닷fyi'에 따르면 미국 시니어 개발직은 30~4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이지만, 전체 급여 중 약 50%가량은 사실 스톡옵션입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위기와 금리 인상이 진행된 지난해 이후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테크 기업 주식도 폭락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테크 노동자들이 받아온 주식의 가치도 하향 조정됐습니다.


기존에 받은 주식을 자신의 '자산'으로 여기고 살았던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재산이 눈 녹듯 사라져버린" 셈입니다. 만일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면 한순간에 빈곤층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습니다.


주식 보상, 스타트업 고성장 비결이었지만…불황기엔 양날의 칼
[테크토크]억대 연봉 개발자들…돌연 알거지 신세된 이유 벤처업계는 2022년 상반기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런 사례는 국내 테크 업계에서도 낯설지 않습니다. 2021년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IPO) 첫날 시가총액 33조원을 기록하며 국내 금융 대장주로 떠올랐습니다. 주가는 9만원을 넘어섰고, 임직원들은 스톡옵션을 통해 1인 평균 3억2000만원가량을 지급받은 셈이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고점을 찍은 뒤 약 1년여 만에 2만원대로 폭락했습니다. 미리 수익 실현을 하지 못한 직원들은 자산이 휘발되는 상황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현재 정말로 위기를 맞이한 이들은 사실 상장 기업이 아닌 비공개 벤처 기업 직원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크 기업들은 주식 보상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인재를 확보하는 전략을 애용하며 이는 벤처 기업에서도 활발합니다.


또 비공개 기업의 직원 스톡옵션 보상은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회사의 주인이 된다는 사명감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국내에서도 1998년 벤처 기업 활성화를 위해 첫 스톡옵션 제도가 시행됐으며, 현재까지 스타트업의 핵심 인재 유치 전략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비대면·디지털화 추세와 맞물려 촉발된 벤처 호황은 수많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탄생시켰고, 주식을 받은 직원들도 한순간에 부유해졌습니다.


하지만 비공개 기업이라고 해도 기업 가치는 별도의 평가를 통해 조정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절하하거나, 기업 스스로 영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사 가치를 축소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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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점에선 공개 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상장 기업보다 훨씬 위험도가 큽니다. 딜룸, KPMG 등 벤처 캐피털(VC) 투자 흐름 조사 기업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부분 국가의 VC 투자액은 40~70%가량 쪼그라들었습니다. 당장 자금줄이 마른 스타트업들이 새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선택지는 스스로 기업 가치를 낮추는 겁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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