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륨-243 추가로 측정대상서 제외
핵종 추가 축소 우려나와도 강행 논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이하 규제위)가 오염수 측정 대상 핵종을 30개에서 29개로 또다시 축소해 일본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본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규제위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출 관련 한국의 시찰단 파견을 앞두고 측정 핵종을 또다시 줄이면서 한국을 비롯해 주변국들의 반발도 커질 전망이다.
11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규제위는 전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둘러싸고, 방사성 물질의 기준치 등을 포함한 도쿄전력의 계획을 인가했는데, 이 계획에는 측정 대상 핵종을 30개에서 29개로 줄이는 안이 포함됐다. 이번에 측정 대상에서 제외된 핵종은 '퀴륨-243'이다. 앞서 지난 2월 측정 핵종을 64개에서 30개로 대폭 축소한데 이어 불과 3개월만에 또다시 핵종을 추가로 줄이면서 일본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지역신문인 후쿠시마 민우신문은 "도쿄전력이 당초 핵종 30개를 측정하겠다고 했으나 규제위의 지적에 따라 영향이 작은 퀴륨-243을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규제위는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적다는 심사 결과를 마련해 지난 2월 말부터 한 달간 의견 공모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의견 공모에서는 핵종 축소와 관련한 우려가 접수됐다. 규제위가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실시계획 변경 인가에 따르면 핵종 축소와 관련해 "평가대상 핵종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이유를 명시해야 한다", "핵종이 64개에서 29개로 변경된 점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기 때문에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명시됐다.
그러나 규제위는 이에 대해 "방사선영향평가에서 고려하는 64개 핵종 중 반감기가 짧아 충분히 감소한 것으로 판단되는 단반감기 핵종 등도 포함돼 있다"며 "평가 결과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지적해왔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심사한 도쿄전력의 측정·평가 대상 핵종 선정은 오염수 중 유의미하게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핵종을 특정한 것으로 타당하다"고 밝혔다.
규제위는 지난해 7월 도쿄전력이 내놓은 오염수 해양 방출에 필요한 설비 계획을 인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방출에 필요한 해저터널 등의 공사를 다음 달 말까지 완료해 여름께 방출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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