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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몽환적으로 구현한 '물속 생명체'…얀 칼럽 韓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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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칼럽 개인전 'Beyond the Atolls'
호리아트스페이스서 6월 10일까지
"신비로운 물속 생명체 통해 탐험 꿈꿔"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예상하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을 신비로운 물속 생명체를 통해 바라보며 탐험을 꿈꿨다. 실제 이들은 참으로 연약해서 언젠가는 사라질 존재처럼 느껴졌는데, 지구 온난화 같은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마치 발견되지 못하면 사라져버릴 수 있는 아름다운 물속 생명체들에게 집중한 작업이었다."

[갤러리 산책]몽환적으로 구현한 '물속 생명체'…얀 칼럽 韓 첫 개인전 얀 칼럽 개인전 'Beyond the Atolls' 전시전경. [사진제공 = 호리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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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피티에서 출발해 다양한 현대미술 작업을 선보여온 체코 작가 얀 칼럽(Jan Kal?b)은 큐브와 원형을 근간으로 한 작품으로 몽환적 꿈과 이상향을 담은 메시지를 전해왔다. 첫 그라피티 작품을 시작한 지 26년 만, 그의 작품 속엔 ‘얀 스타일 그라피티의 상징성과 본질’이 그대로 담겨 이어지고 있다. 제한과 경계가 없는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듯, 그는 특유의 조화로움이 구현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호리아트스페이스와 레지나갤러리는 얀 칼럽(Jan Kal?b)의 한국 첫 개인전 'Beyond the Atolls'을 개최한다. 이번 초대전은 지난 3월 대만 전시에 이은 아시아에서 두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동서독 통일을 비롯한 유럽의 정치적 격변기 속 체코에서 몸소 체험한 시대적 변화의 감성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크게 주목받았다. 특히 이미 십 대 후반부터 체코에서 볼 수 없었던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특유의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


전시 제목 ‘Beyond the Atolls (산호섬 그 너머)’에서 드러나듯 작가는 추상회화에 자신만의 몽환적 꿈과 이상향을 담았다. 마치 망망대해에서 만난 산호초처럼, 새로운 설렘을 선사하며 신세계로 안내하는 환영의 창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회화와 조각의 경계로 특정 짓기 힘든 유기적인 형태의 화면들은 보는 시점에 따라 새로운 생명력을 연출한다. 제각각 미세한 세포들이 하나, 둘 발아하는 순간을 포착한 듯 생생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갤러리 산책]몽환적으로 구현한 '물속 생명체'…얀 칼럽 韓 첫 개인전 직접 입체 구형 작품의 후면을 들어 설명하는 작가 얀 칼럽. [사진 = 김희윤 기자]

1978년 프라하에서 태어난 작가는 체코 그라피티 2세대로 성장기때 피 흘리지 않고 시민혁명을 이룩한 벨벳혁명(velvet revolution) 을 맞았다. 1989년 체코(당시 체코슬로바키아) 공산정권이 붕괴되며 국경이 개방됐고, 외부에서 들어온 그라피티 문화는 감수성이 한창 예민했던 작가의 예술가적 감성을 단숨에 일깨웠다. 1990년대 초, 15세 소년들은 늦은 밤 프라하 거리를 배회하다 적당한 장소를 발견하면 스프레이 페인팅으로 그들만의 태그를 달았다. 리더는 얀이었고, 그는 이로인해 여러 번 체포되기도 한다.


작가는 친구들과 상징적 크루 DSK(Da Style Killas)를 설립해 1994~95년 베를린 여행을 시작으로 유럽을 거쳐 뉴욕에 이르기까지 그들만의 순례 여행을 떠났다.


그는 "이 시기엔 지금처럼 본명을 사용하진 않고 예명으로 ‘SLESH, CAK, CAKES, Point’ 등을 사용했다"며 "2000년 초반에 뉴욕 순례에서 지하철이나 기차에 칠한 것이 250여 대에 이르렀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2002년 체코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200년 역사의 프라하미술아카데미에 입학한 작가는 어려서부터 익힌 그라피티를 통해 글쓰기 형태와 콘텐츠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표현의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글자의 모양이나 색상, 선묘, 스케일 등의 분석으로 좀 더 부피가 큰 3D 그라피티 조각까지 개발해 학교 주변 건물의 외부에 시현해 주목받았다.

[갤러리 산책]몽환적으로 구현한 '물속 생명체'…얀 칼럽 韓 첫 개인전 얀 칼럽 개인전 'Beyond the Atolls' 전시전경. [사진제공 = 호리아트스페이스]

작가가 선보인 원(圓) 형태 작품에는 존재감으로써의 구(球)와 공허함으로써의 뚫림인 구멍(空)의 개념이 동시에 숨어있다. 화려한 색채와 함께 그의 작품은 온전함과 불완전함, 움직임과 멈춤의 양립된 감성을 한꺼번에 품고 있는 묘한 생명력을 과시한다.


작가는 "내 그림은 물질적인 세계를 가리키지만, 구체적인 무언가를 포착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정의한다. 다만 그는 "이 세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창조하고, 그 본질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보려 노력하는데, 간혹 모양이 유동적이어서 생물학적 형태를 떠올리기도 하고 기하학적 형태들은 거시적인 우주를 떠올리기도 할 것"이라며 "이것은 단지 ‘변화하는 형태의 과정’일 뿐,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가 얼마나 많은 우주의 본질을 담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라고 설명한다.


작품 속 다양하게 드러나는 색의 병치는 회화적 질감의 완벽성과 다중적 시각에서 바라본 공간성의 여백미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색의 교묘한 어우러짐은 그라데이션으로 조합된 것으로 전체의 완성 과정이 작가의 순수한 수작업 성과다.


전시를 기획한 김윤섭 아이프 미술경영연구소 대표는 "얀 칼럽의 작품은 마치 아직 드러나지 않은 어느 자연의 생명력을 예술가의 영감으로 표현해낸 듯 한데, 그렇게 얻어낸 구형(球形)은 데미안 허스트나 야요이 쿠사마, 우고 론디노네, 아니쉬 카푸어 등 익히 알려진 작가들의 그것과는 또 다른 특성을 선보인다"며 "덕분에 우리는 얀이 선보이는 추상의 관문을 통해 더없이 평화로운 휴식과 평온함을 만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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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5월 2일 부터 6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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