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 폭 10㎝ 제한…사고 계단은 27㎝
기준 통과 전 건물 심의 신청…적용 안돼
대구 수성구 한 호텔 예식장 비상계단에서 2세 여아가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계단의 구조가 안전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연합뉴스' 등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시 49분께 수성구 한 호텔 예식장 3~4층 비상계단 난간 틈새로 A(2)양이 떨어졌다. 지하 1층까지 추락한 A양은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으며,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양의 아버지는 당시 한 손에 짐을 든 채 서 있었고, 계단 철문을 열기 위해 아이의 손을 잠시 놓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사이 아이가 난간 근처로 걸어가다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를 불러 진술을 듣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사고가 벌어진 비상계단 구조도 안전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호텔 3~4층 비상계단 난간의 폭은 27㎝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건축 설계 관련 규제는 건물 내부 계단 난간 폭을 10㎝ 이하로 규정한다.
실제 건축법시행규칙 '실내건축의 구조·시공 방법 등에 관한 기준' 제6조를 보면, "실내에서 일어나는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공용 계단 및 공용 복도 등에 설치되는 난간은 영유아 및 어린이가 짚고 올라갈 수 없는 구조로 하되, 난간 사이 간격이 있는 경우 그 간격은 10㎝ 이하로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이 고지된 시점은 2015년 10월 28일로, 해당 호텔은 그보다 1년여 전인 2014년 2월 10일 심의를 신청했기 때문에 기준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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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성구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실내 안전망 설치, 난간 간격 조정 등을 권고할 방침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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