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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방폐장 입구 방사선 수치 '0'…폐기물 저장소 진도 6.5 지진에도 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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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경주 방폐장 가보니

[르포]방폐장 입구 방사선 수치 '0'…폐기물 저장소 진도 6.5 지진에도 너끈 ▲경주 방폐장은 지하 130m에 위치한 동굴처분 시설은 두께 1.2m의 콘트리트로 만들어졌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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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빚을 남깁니다...원전을 가동하면서 미래 세대에 빚을 남기지 않으려면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설이 필요합니다."


지난달 30일 방문한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감포 앞바다 해안도로를 따라 오르면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운영 중인 국내 유일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이 위치해 있다. 해안이 보이는 언덕에서 130m 지하에 위치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1단계 동굴처분시설 입구에 도착하자 방호복과 안전모를 착용한 후 내부로 들어갔다. 중·저준위방폐물은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부산물로 방사능 농도가 낮은 폐기물이다.


시설 내부로 들어서니 사방으로 뚫린 복도 끝에 직경 23.6m, 높이 50m 크기의 거대한 원통형 구조물인 방폐물 처분고, 이른바 사일로(Silo)가 보였다. 사일로는 총 6개다. 각 사일로 상층에는 방폐물을 내부로 이동해 쌓을 수 있는 크레인이 설치돼 있다. 200리터(ℓ) 드럼에 방폐물을 담고 이를 또다시 콘크리트로 제작된 처분 용기에 16개씩 드럼을 넣는다. 크레인이 콘크리트 처분 용기를 사일로 내부에 차곡차곡 쌓는 셈이다. 1단계 동굴처분시설은 지난 2014년 준공한 후 이듬해인 2015년 7월부터 방폐물을 보관하기 시작했다.


200리터 드럼통 기준 10만드럼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달 말 기준 현재 약 2만7000개의 드럼이 쌓였다. 50m 높이에서 약 35m까지 방폐물이 담긴 드럼을 쌓은 후 쇄석으로 상층부를 덮고 시멘트로 마무리한 후 영구 보존한다. 폐기물은 쇄석과 콘크리트 방벽, 표토층 등 겹겹으로 쌓아 올린 보호막으로 방사선 누출이 제로(0)다. 실제 동굴 입구에서 받아든 휴대용 방사선 선량계는 0밀리시버트(mSv)로 수치 이동이 전혀 없었다. 생활 속 방사선량이 평균 0.117mSv인 점을 고려하면 자연 방사선량보다 방사능이 적은 것이다.

[르포]방폐장 입구 방사선 수치 '0'…폐기물 저장소 진도 6.5 지진에도 너끈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위치한 중저준위 방폐물 표층처분시설 건설 현장

1단계 동굴처분시설을 빠져나와 표층처분시설로 이동했다. 표층, 즉 동굴이 아닌 외부에 있는 만큼 방사능 농도가 낮은 저준위 이하 방폐물을 처분하는 시설이다. 오는 2024년 완공 목표로 현재 공정률은 약 80% 수준이다. 면적 6만7490㎡에 처분고 20개를 건설해 12만5000드럼의 방폐물을 처리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약 2600억원으로 진도 7.0 규모에도 버틸 수 있는 내진 설계를 추가했다.


표층처분시설에서 버스를 타고 인근 한국수력원자력이 관리하는 월성원자력본부 부지 내 고준위방폐물 건식 저장시설로 이동했다. 고준위방폐물은 사용후핵연료를 말한다. 사용후핵연료란 원자로 내에서 사용 후 수명을 다한 우라늄 핵연료로 섭씨 300도에 달하는 높은 열과 방사능이 발생한다. 현재 국내에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할 수 있는 고준위방폐장 영구처분시설이 없다. 임시저장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원전 사용이 늘어나면서 고준위방폐물이 증가함에 따라 영구처분시설 건설이 시급해졌다.

[르포]방폐장 입구 방사선 수치 '0'…폐기물 저장소 진도 6.5 지진에도 너끈 고준위방폐물 건식 저장시설인 맥스터

안쪽으로 들어서면 지상에 흰 원통 모양의 기둥 300기가 줄지어 서 있다. 높이 16.5m로, 아파트 5층 수준의 고준위방폐물 건식 저장시설인 캐니스터다. 캐니스터 내부에는 5400다발을 저장할 수 있다. 캐니스터 위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멕스터(조밀저장시설)'가 있다. 맥스터는 캐니스터보다 약 4배 많은 2만40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수 있다. 현재 부지 내 맥스터는 14기 건설돼 있다. 맥스터는 두께 1m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진도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항공기 출동시험에서도 비행기와 충돌해도 건물 내부는 온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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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맥스터 14기 중 현재 7기가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앞서 2009년 7개의 맥스터를 건설 후 운영해 왔으나 방폐물이 모두 꽉 차 새롭게 7기를 건설했다. 나머지 7기 역시 평균 원전 가동을 고려하면 2037년에는 포화상태에 이른다. 물론 원전 내 맥스터를 추가 건설해 고준위방폐물을 저장하면 되지만 이는 임시방편인 셈이다. 전국적으로 국내 원전의 고준위방폐물 저장 한계 시점은 한빛원전(2030년)을 시작으로 줄줄이 포화 예정이다. 특별법을 제정해 영구보관이 가능한 방폐장을 건립이 필요한 이유다. 방폐장을 혐오시설로 인식해 주민 수용성이 낮은 게 가장 큰 지연 사유다. 한수원 관계자는 "후대에 원전 사용에 대한 빚을 남기지 않으려면 특별법을 제정해 방폐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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