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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맛보더니 "넌 내운명이야" 고백한 상사에…"엄마야" 도망쳤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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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탕 먹는 모습에도 반했다며 관심
"나도 모르게 '엄마야' 하고 도망 나와"

20살 차이가 나는 40대 직장 상사로부터 고백을 받았다는 한 여직원의 사연이 공개됐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회사 차장이 제 도시락 반찬 보고는 자기한테 시집오라고 한다'라는 제목으로 27일 작성된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대 후반의 직장인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회사에서 매일 점심 사 먹고, 커피 사 먹느라 지출이 너무 커서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며 "처음엔 탕비실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었지만, 다른 동료 직원들이 도시락 식사에 동참하면서 반찬을 나눠 먹었다"고 했다.


반찬 맛보더니 "넌 내운명이야" 고백한 상사에…"엄마야" 도망쳤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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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표님이 기특하다며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라고 해서 밥솥이랑 쌀 지원을 부탁했더니 사주셨다"며 "밥솥 요청한 죄로 밥은 제가 짓게 됐다. 주말에 마른반찬 몇 가지 몰아서 하고 아침에 메인 반찬 하나 만들어 출근하자마자 탕비실에 가서 쌀 씻어 예약 걸어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차장이 A 씨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A 씨는 "차장이 '밥은 누가 했냐' '반찬은 누가 싸 왔냐'며 먹어본 뒤 '간이 잘 됐다. 맛있다. 내 취향이다' 하면서 굉장히 관심을 보이더라"고 전했다.


A 씨는 "제가 알기론 차장님 나이는 40대 후반에, 이혼했고 아이가 한 명 있는 걸로 안다. 음식에 관심 보이길래 아이 때문에 그런가 싶었다"고 했다.


어느 날 차장이 A 씨에게 함께 식사하자고 제안했고, 별다른 생각 없이 식사를 함께한 A 씨는 식사 자리에서 고백받았다.


그는 "(상사가)전처는 직장에 올인한 사람이라 제대로 된 밥 한 끼 얻어 먹어본 적 없다고 했다. 제가 만든 고추장 돼지불고기를 맛봤을 때 운명이라고 느꼈다고 하면서 본인과 결혼을 전제로 만나보지 않겠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간 아무 생각도 안 나서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떨어트리고 '헐' 이랬다. 제 반응을 보더니, 확신에 찬 표정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라더라"며 "저한테도 나쁜 이야기는 아닐 거라면서, 첫 데이트에 털털하게 감자탕 먹는 모습에 또 반했다며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짓는데 저도 모르게 '엄마야' 하면서 벌떡 일어나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허겁지겁 집에 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집에 와서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등록했다"며 "대표님에게만 말씀드리고 조용히 그만두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본 누리꾼은 "신종 권고사직 수법인가" "20살 차이 나는데 고백은 너무 뻔뻔하다" "식사 자리에서 잘 뛰쳐나왔다"라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사연 퍼지자 후기 글 남기기도
반찬 맛보더니 "넌 내운명이야" 고백한 상사에…"엄마야" 도망쳤다 A 씨는 30일 해당 글이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확산하면서 직원들도 모두 알게 됐다며 후기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사진출처=네이트판]

A 씨는 30일 해당 글이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확산하면서 직원들도 모두 알게 됐다며 후기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같이 도시락 먹는 동료들이 '네가 쓴 거냐'고 묻더라. 맞다고 했다"며 "차장은 40대 후반이 아니고 80년생이었고 신종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글에 다들 엄청나게 웃으셨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들도 저 요리 잘하는 거 부럽고 덕분에 맛있는 반찬 잘 먹었다며 고마워하셨다. 하지만 이런 일이 생겼으니 회사에서 더 이상 도시락 먹기 힘들지 않겠냐고 하시는데 좀 울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대표님도 몹시 놀라시며 바로 차장님과 나가시더니 퇴근할 때까지 안 들어오셨다"며 "오늘 아침에는 대표님이 전체 직원 공지를 보냈는데 좋게 풀어 쓰긴 했지만 누가 봐도 차장님 저격하는 글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님은 저를 따로 부르셔서 차장은 며칠 휴가 냈으니 마주칠 일 없고, 차장 복귀하면 저도 휴가 줄 테니 쉬고 와도 된다고 하셨다"며 "이 일이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좀 울었다"고 했다.



끝으로 "대표님도 제가 밥솥에 애착이 있어 보이신다며 집에 가져가라고 하셔서 넙죽 받았다"며 "좋은 대표님과 동료 덕분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취업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다시 기억 밖으로 내보내고 제 자리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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