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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정비자회사 추진…협력사 "동고동락했는데 생계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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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27개 협력사에 자회사 설립 통보
협력사 근로자 자회사 우선 채용 추진
"핵심인력 빼가기" 반발…지역경제도 여파

포스코 정비자회사 추진…협력사 "동고동락했는데 생계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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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포항제철소 기계 설비를 정비해온 전문업체 A사는 두 달 뒤 회사가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포스코가 정비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사업과 직원을 모두 뺏길 위기다. A사 대표는 수십 년 동안 포스코와 쌓아온 믿음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까지 키운 직원을 모조리 뺏길 판"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정비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정비 업무를 맡아왔던 협력사들이 사실상 폐업 위기에 놓였다. 이들은 최정우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 회장이 강조해온 '기업시민' 경영과는 동떨어진 행보라고 비판한다. 협력사에 이어 영세 납품업체들까지 갑자기 밥줄이 끊기게 생겨서 지역경제도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는 오는 6월 포항과 광양에 기계, 전기분야 정비 자회사 6개를 설립할 계획이다. 포스코 소속의 대형화된 전문 자회사를 만들어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정비를 실시해 정비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포스코는 지난 20일 그동안 설비 정비와 유지보수를 해오던 27개 협력사(포항 13곳, 광양 14곳) 대표에게 자회사 설립 계획을 통보했다. 포스코는 협력사가 희망할 경우 자회사에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하지 않으면 자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기존 작업을 수행토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정비자회사 추진…협력사 "동고동락했는데 생계위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자회사에 참여하는 방식은 자산양수도로, 외부기관을 통해 협력사의 자산을 평가한 후 자회사로 들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협력사의 영업권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협력사 대표들은 자칫 헐값에 통째로 회사를 넘겨야 하는 처지다.


설비 유지보수업체 B사의 대표는 "정비나 유지보수의 특성상 사람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껏 인력을 키워왔는데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자산만 양수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특히 포스코는 28일 협력사 직원들을 상대로 정비자회사 공개채용 설명회를 가졌다. 오는 4월 채용을 진행하면서 올해 3월20일 이전 협력사 입사자들은 범죄 이력이 없는 경우 면접 없이 우선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협력사 직원들이 포스코 자회사로 대거 이동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직원들에게 포스코보다 더 좋은 대우를 제공해서 붙잡을 수 없는 회사는 눈뜨고 직원들을 뺏긴다. 27개 협력사는 업체당 근로자 수가 150~200명으로, 모두 4만5000여명이다.

포스코 정비자회사 추진…협력사 "동고동락했는데 생계위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사 대표는 "직원들은 포스코 자회사가 처우도 좋고 복리후생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 지원할 분위기"라며 "좋은 대우 해준다고 하니 직원들을 원망도 못하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한숨쉈다.


전기설비 정비업체 C사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자회사로 가면 협력사는 사람이 없어 일을 할래도 할 수가 없다"며 "수십 년 동안 포스코를 믿고 동고동락했는데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포스코 정비자회사가 만들어지면 지역경제에도 그 여파가 밀려온다. 협력사에 작업복이나 안전화, 사무용품 등을 납품하는 업체나 등도 거래처가 사라진다. 포스코는 소모성자재 구입을 그룹 계열사인 엔투비를 통하고 있는데, 지역 영세업체들은 대형업체와 경쟁할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협력사별로 20~50개 납품업체가 있는데 모두 400여곳으로 추정된다.


포항과 광양 지역 사회도 정비자회사 설립 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양시의회는 30일 일방적인 정비 자회사 설립 추진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포항상공회의소도 지난 28일 협력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포스코측에 협력사의 의견을 전달했다. 포항상의 관계자는 "포스코도 지역 기업이지만 정비자회사가 만들어지면 지역경제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런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측은 향후 협력사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공정하게 평가를 받아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자회사에 동참하지 않는 협력사도 기존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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