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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기 힘든 자영업 굴레…8800만원 빚 안고 41%는 '또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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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하반기 폐업실태조사'
투자비용도 회수 못한 채 폐업

벗기 힘든 자영업 굴레…8800만원 빚 안고 41%는 '또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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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부터 계속 최악이었어요. 코로나 때 주던 재난지원금이 끊기니 소비자도 빈손, 자영업자도 빈손이에요." 의정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던 서준원씨(36)는 가게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다. 4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가 터졌다. 재난지원금으로 반짝 장사가 되는 것 같더니 이마저도 끊기자 가게는 휑했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문을 여는 게 손해였다. 서씨는 "첫 장사였는데 빚만 1억원 정도 남았다"며 "한 푼이라도 건져보려고 오늘 오전에는 당근마켓에 식기 내다 팔고 오후엔 배달의 민족 아르바이트 해서 16만원 벌었는데 해보니 장사보다 오토바이 타는 게 남는 장사일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폐업 자영업자 부채 8832만원, 상반기보다 335만원 늘어
벗기 힘든 자영업 굴레…8800만원 빚 안고 41%는 '또 창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씨처럼 폐업한 자영업자들의 빚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보증지원기업의 폐업실태조사'를 보면 폐업한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부채는 8832만원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조사(8497만원) 때보다 335만원 증가한 것이다. 폐업의 가장 주된 사유로는 '매출 및 이익부진'을 가장 많이 손꼽았다. 상반기(79.2%)보다 하반기(82.7%) 때 이 응답을 선택한 비율이 증가해 경기가 악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됐다는 것을 보여줬다.


신보 중앙회 관계자는 "소상공인 창업만 평균 1억3100만원씩 상당한 초기비용이 들어간다"며 "투자비용도 회수를 못한 채 폐업하는 양상이 계속된다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작년 상·하반기 모두 폐업 후 가장 힘든 점으로는 '가계경제의 어려움'을 제일 많이 꼽았다. 눈에 띄는 점은 하반기에 폐업자들의 부채 규모가 더 커지면서 이 응답을 선택한 비율이 71.1%에서 74.1%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들이 폐업 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도로 월급쟁이가 되는 사람들로, '취업 준비'(12.9%)와 '취업했음'(26.1%) 부류가 첫 번째다.


그래도 다시 창업…악순환 전개
벗기 힘든 자영업 굴레…8800만원 빚 안고 41%는 '또 창업'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3일 서울 명동 한 음식점이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두 번째 부류는 8000만원이 넘는 빚을 안고 회전문 재창업을 하는 '다시 자영업자' 부류다. 폐업자 중 41.2%('재창업 준비' 16.4%·'재창업 했음' 24.8%)가 달했다. 이들의 재창업 준비 이유로는 '생계유지'(65.5%)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재창업을 할 때도 '동일 업종'에 다시 뛰어들겠다는 응답이 51.4%나 됐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폐업 후 빚을 진 상태에서도 또 가게 문을 열어보려고 빚을 내려는 이들끼리 추가 대출을 받는 방법을 공유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성남에서 브런치 카페를 하던 이수영씨(41) 역시 최근 재창업을 위해 다시 은행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는 "첫 시도라 뭣도 모르고 뛰어들어서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장사를 접었는데 미련이 남아서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며 "폐업한 후 지금도 7000만원 정도 빚이 있지만, 신용보증재단에서 상담해보니 재창업 특례보증으로 3000만원 정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신보 중앙회는 서씨와 같이 폐업 후 취업하려는 사람들보다 재창업에 발을 들이는 이들을 더 심각하게 인식했다. 재단은 "소상공인은 동일지역 내 동일 업종의 과밀이 발생해 공급과잉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공급과잉은 매출 저하로 나타나고 다시 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전개돼 잦은 폐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7일부터 12월 9일까지 총 830명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상반기 조사 업체 제외) 설문지를 활용한 전화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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