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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세 여자들의 반란…경영권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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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에게 상속재산 재분할 요구

LG家 세 여자들의 반란…경영권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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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에게 재산 대부분을 상속하고 경영권을 맡기는 이른바 장자승계 원칙에 순응했던 LG가(家)의 여성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을 다시 분할하자고 소송을 제기했다.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원 규모. 법원이 원고의 손을 들어줄 경우 지분 재분할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수 있다. 법원이 상속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하더라도 75년간 지켜온 '가족끼리 재산을 두고 다투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LG 가문의 신념에 메울 수 없는 금이 갔다.

LG家 세 여자들의 반란…경영권 흔드나

구인회-구자경-구본무-구광모로 이어지는 LG그룹 회장 계보에서 가장 큰 공통점은 '장자승계'다. LG는 철저하게 장자 승계 원칙을 지켜왔다. 외아들을 잃은 구 선대회장이 2004년 조카 구 회장을 양자로 들인 것 자체가 장자승계 원칙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는 분석이다. LG, 나아가 LG에 뿌리를 둔 범LG가 전체를 봐도 여성경영인은 극소수다. 취임 1년이 지나지 않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아워홈 구지은 사장 2명 정도가 눈에 띈다.


이런 점은 일찌감치 딸들도 적극 경영에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든 삼성과 다르다. 삼성의 경우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두 딸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경영에 참여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마찬가지다. 아워홈 구지은 사장의 어머니는 고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다. 말하자면 구 사장은 삼성이 외가다.


LG는 경영권 관련 재산도 집안을 대표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이, 그 외 가족들은 소정의 비율로 개인 재산을 받아왔다. 구 회장이 이러한 가풍에 따라 물려받은 LG 주식은 8.76%다. 구 회장의 어머니 김 여사와 두 여동생은 LG 주식 일부(구연경 2.01%, 구연수 0.51%)와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LG는 "LG가의 원칙과 전통에 따라 경영권 관련 재산인 LG 지분 모두는 구 회장에게 상속돼야 했다"며 "하지만 구 회장이 다른 상속인 3인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씨가 각각 LG 지분 2.01%(당시 약 3300억원), 0.51%(당시 약 830억원)를 상속받는 데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LG家 세 여자들의 반란…경영권 흔드나

LG가 여성들은 상속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구 선대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별도의 유언이 없었기 때문에 통상적인 법정 상속비율에 따라 상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구연경 대표 등은 작년 이런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구 회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현행 상속법은 생존 배우자가 자녀보다 1.5배 더 많이 재산을 받도록, 그리고 나머지를 자녀들이 똑같은 비율로 나눠갖게 돼 있다. 구 선대회장이 남긴 LG 주식 11.28%를 현행 상속법대로 나누면 김 여사는 3.75%를, 구 회장을 포함한 세 자녀는 각각 2.51%씩 갖게된다.


이렇게될 경우 경영권 다툼 소지가 생긴다. LG의 최대주주인 구 회장의 보유 지분율이 기존 15.95%에서 9.7%로 낮아진다. 반면 김 여사 지분율은 4.2%에서 7.95%로, 구연경 대표는 2.92%에서 3.42%로, 구연수씨는 0.72%에서 2.72%로 높아진다. 세 사람이 지분을 합칠 경우 14.09%에 달해 구 회장의 두 배 수준이 된다.


현재 LG 지분은 구 회장을 포함한 특별관계자 지분이 41.7%다. 구본식 LT그룹 회장(4.48%),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구 회장의 친부, 3.05%), 구본준 LX그룹 회장(2.04%) 등 친척들이 지분을 조금씩 쪼개 갖고 있는 만큼 향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 가족간 지분 이합집산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가족회의 좌장 역할을 해왔던 구 선대회장이 2018년 별세하면서 이제는 집안 내 중심을 잡아줄 '집안 어른'이 없다.


LG 사람들은 “두분이 계셨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한다. 가족회의가 열리고 모두 결정에 따랐을 것이란 이야기다. LG를 떠난 범LG가 어른들은 아무래도 구본무, 구자경 선대 회장과 달리 말에 힘이 모자란다. LG그룹엔 장자가 그룹을 물려받으면 친족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거나 계열분리 형태로 독립하는 전통이 있다. 예를 들어 최근 구 회장 취임 당시 구본준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난 뒤 계열분리한 LX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LS 등 범LG계열사 대부분이 이렇게 탄생했다.


기업 경영 경험이 부족한 LG가 여성들이 지금 당장 경영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집안 내 '백기사'를 내세워 구 회장을 위협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 구연경 대표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주로 사회공헌활동을 했다. 구 대표의 남편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근간으로 둔 사모펀드 운용사 블루런벤처스의 윤관 대표다.



구 회장 취임 5년차를 맞이하는 LG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송에서 이기거나, LG 주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재산을 나누는 수밖에 없다. 다만 구 회장은 약 7200억원의 상속세를 내느라 주식담보대출까지 끌어다 쓴 상황이다. 지난 5년 간 6회에 걸쳐 상속세를 나눠 내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5회차까지 납부를 완료했다. 친부인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의 도움이 없다면 LG가 여성들을 달래줄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본능 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자 구본준 회장의 형이다. 희성은 LG그룹에서 갈려져 나온 범LG 계열 기업집단이다. LG를 부르는 옛 이름이었던 락희(樂喜)와 금성의 뒷글자를 가져와 사명을 정했다고 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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