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하루에 만보를 걷는 것은 때론 고역이다. 마음 맞는 이와 함께 걷는 길은 힘들지 않다. 그들과 대화하며 발을 맞춰 걷다보면 하루만보는 어느새 목표나 과업이 아닌 즐거운 일상이 된다. 하루만보를 가장 즐겁게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단언컨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걷는 것이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친구와 연인, 가족과 함께 걷기 좋은 동대문구 힐링산책길을 소개한다.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4번 출구에서 군자교 방향으로 500m정도 걸으면 대형물레방아를 마주하게 된다. 이 물레방아를 지나 하천변으로 좀 더 걷다보면 중랑천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장안벚꽃안길’의 초입에 들어선다. ‘장안벚꽃안길’은 중랑천 물길과 중랑천 벚꽃길을 걸을 수 있는 동대문구 힐링산책길의 대표코스이다. 중랑천 뚝길을 따라 이화교까지 이어지는 5.9km의 제방 산책길은 봄에는 벚꽃이 만발해 아름다운 꽃길이 되고, 가을에는 왕벚나무와 느티나무의 단풍이 반기는 고풍스러운 단풍길로 변화한다. 산책로 주변에는 작은 도서관, 그네의자, 카페 등의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어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산책길이다.
해마다 4월초가 되면 이곳 벚꽃길에서 ‘봄꽃 축제’가 펼쳐진다. 머리 위로는 벚꽃이, 길에는 산수유·개나리·꽃창포가 방문객을 반긴다. 날이 저물면 낮과는 또 다른 풍경을 만나게 되는데, 해가 지는 순간부터 밤 11시까지 형형색색의 조명들이 벚꽃터널을 신비롭게 물들인다. 벚꽃길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문화예술공연이 어우러진 봄밤을 낭만을 즐기며 걷다보면 몸도 마음도 어느새 건강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사랑하는 이들과의 아름다운 봄밤의 추억은 덤으로 가져가게 된다.
‘벚꽃길’을 충분히 즐겼다면 다리를 건너 ‘중랑천 물길’을 걸어 보는 것도 좋다. 올해 1월 말 ‘꽃의 도시’를 선포한 동대문구는 중랑천 수변산책길 녹지대에 34만 9000여주의 장미를 식재했다. 시원한 강바람에 묻어나는 향기로운 장미내음을 느끼며 ‘중랑천 물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한계까지 힘껏 걸어보고 싶은 그런 날에는 ‘배봉산 둘레길’로 진입해 볼 것을 추천한다. ‘장안벚꽃안길’을 따라 걷다보면 배봉산으로 이어지는 배봉연육교를 만난다. 이 육교를 건너 숲길로 들어서면 남북으로 길게 뻗은 4.5km의 둘레길을 따라 배봉산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천천히 돌면 1시간 30분정도 소요되는데 무장애 데크길로 조성돼 휠체어나 유모차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둘레길을 따라 LED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어 야간산책도 가능하며 둘레길에서 등산로로 들어서면 산 중턱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도 있다. 시원한 흙의 감촉을 느끼며 걷다보면 어느새 배봉산 정상 해맞이 광장에 도착한다. 동대문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배봉산 정상에서 마주하는 노을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어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제공=동대문구청]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