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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반란표에 담긴 '공천두려움'…4년 전엔 이런 묘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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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오판…속내 숨긴 반란표 의원들
공천 둘러싼 걱정과 욕망…野 갈등의 불씨
4년 전 총선 공천룰 조기확정, 갈등 잠재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138표라는 부결 의원 숫자보다 당 지도부가 표결 하루 전까지도 당내 기류를 읽지 못했다는 점이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당시의 161표보다 많은 170표 안팎의 부결 숫자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민주당에서는 최소 30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무기명 투표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속내를 숨긴 민주당 의원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이른바 비이재명계가 반란표의 타깃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더 복잡할 수 있다.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은 의원 한 명을 대상으로 한 체포 동의를 결정짓는 자리가 아니었다. 사상 최초로 야당 대표를 향해 검찰이 구속 수순을 밟았고 이에 국회가 반응한 결과다. 그런데 야당에서 지도부 뜻과 어긋나는 이탈표가 대거 나왔다. 본회의 표결 결과는 아슬아슬하게 부결로 결론이 났지만, 이 대표를 구속해야 한다는 검찰 주장에 동의한 야당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野반란표에 담긴 '공천두려움'…4년 전엔 이런 묘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자신의 대한 체포동의안 개표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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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표에 동참한 정치인은 정치 인생을 건 결정을 했다. 엄청난 정치 후폭풍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당 대표를 구속해야 한다는 주장에 의원들이 대거 동참하는 사례는 한국 정치 역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민주당 지도부 중 한 명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2월27일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지도부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설득이 필요할 것 같아 많은 사람을 만나왔는데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면서 "‘당연히 부결될 것’이라는 발언들이 ‘오히려 너무 자만하는 것 아닌가’하는 심리를 자극한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오판이 배경이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표결을 앞두고 비명계 의원들을 별도로 접촉했다. 그런 노력 덕분이었는지 민주당은 의원 총회에서 사실상 부결로 총의를 모았다. 당론 투표를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체포 동의안은 부결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부결에 참여한 의원이 170명 안팎일 것이란 진단이 나온 배경이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이 대표를 안심시켰던 의원 중 일부는 정반대의 결정을 했다. 무기명 투표라 누가 그렇게 했는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30명이 넘는 의원이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은 개인의 선택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치적인 의도에 따라 이재명 지도부에 경고장을 보내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野반란표에 담긴 '공천두려움'…4년 전엔 이런 묘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민주당 반란표 우연 아니다? "삼삼오오 교감 이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월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그냥 우연히 합쳐져서 합산된 그런 숫자가 아니고 어느 정도 삼삼오오 교감이 이루어진 것은 맞을 것"이라며 "그냥 각각 생각하고 그냥 그것이 합산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비명계가 계파적 이익을 위해 그런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여당 쪽에서 이번 표결을 두고 "정치적 사형선고"라면서 이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린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 대표의 리더십은 깊은 상처를 받았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새로운 대표 또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여러 대화를 나눴지만, 내년 총선을 둘러싼 의구심을 지닌 의원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반란표의 본질은 내년 총선을 둘러싼 두려움으로 귀결된다. 민주당의 역대 총선 준비 과정을 본다면 2020년 총선을 제외하면 공천 잡음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2020년 제21대 총선 때도 공천을 둘러싼 논란은 있었지만, 예년의 총선과 비교한다면 거의 없는 거와 다름없었다.


다른 총선 때는 이른바 공천 학살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해서 사실상 분당 상황에 이를 정도로 심각했다. 결국 계파 간 나눠 먹기로 갈등을 완화했지만,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총선을 치렀다.


 野반란표에 담긴 '공천두려움'…4년 전엔 이런 묘수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4년 전 민주당, 총선 1년 앞두고 총선 공천룰 확정

4년 전 민주당은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묘수를 선택했다. 총선 1년 전인 2019년 5월 '총선 공천룰'의 밑그림을 공개한 것이다. 일찌감치 총선 룰을 확정해서 현역 의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다.


당시 공천룰은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지 않고 경선의 기회를 주는 내용이 담겼다. 당 지도부의 입맛에 따라 반대파를 공천 과정에서 제거하는 상황을 막겠다는 의미다. 다만 당무 감사를 통해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해당하면 감점을 20%까지 강화하기로 했다.


정치 신인은 10~20% 범위에서 가점을 주도록 했다. 여성과 청년, 장애인 등에 대해서는 최대 25%까지 가산점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도덕성 검증 기준도 강화했다.


의원들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경선의 룰은 권리당원 50%와 안심번호 여론조사 50%를 토대로 결정하기로 했다.


공천의 기본 골격이 미리 나오면서 공천 갈등이 상당 부분 줄었다. 민주당이 제21대 총선에서 우호 비례 의석을 포함해 180 의석을 확보한 것은 공천 리스크를 최소화한 영향도 있었다. 공천 룰을 둘러싼 논란은 올해에도 관심 사안이다. 총선은 이제 1년 2개월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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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적당히 덮을 수 없는 수준의 갈등 상황을 노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4년 전처럼 이번에도 총선 공천룰을 조기에 확정해 정국의 흐름을 바꾸는 선택을 할 것인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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