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에서 공자가 "나라에 올바른 도가 행해지는데 빈천하면 부끄러운 것이며, 나라에 올바른 도가 행해지지 않는데 부귀하다면 부끄러운 것이다(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라고 말하였다. 어떤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사회라면 열심히 노력해서 부귀해질 수 있지만 올바른 도리가 없고 편법과 불법만이 횡행한다면 자신의 정당한 노력만으로 부귀해지기 쉽지 않다. 그런 사회라면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 더 올바른 마음으로 사는 사람일 수 있다. 따라서 누구나 빈천을 벗어나고 싶기는 하지만 벗어나고 싶다는 것에만 마음을 쓰면 개인은 부정한 방법에 대한 유혹을 이기기 어려우며 사회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군자거인, 오호성명"에서 '惡'는 '미워하다'라는 뜻일 때 독음이 '오'이고 '어찌', '어디' 등의 의문사로 쓰일 때 역시 독음이 '오'이다. '성명(成名)'은 이름을 이루다, 즉 군자라고 부른다는 말이다. 한 사회의 리더가 인을 버리면 리더라고 불릴 수 없다. 즉 타인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리더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군자무종식지간위인"에서 '종식(綜食)'은 '밥 먹기를 끝내다'라는 말이며, '위인'은 '인을 어기다'라는 뜻이다. 리더인 군자는 밥을 먹는 짧은 순간에도 인을 어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조차필어시, 전패필어시"에서 '조차'와 '전패'는 두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한문에서 하나의 한자가 하나의 단어인 경우가 많지만, 이처럼 두 글자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조차(造次)'는 '급하고 구차할 때'이고 '전패(顚沛)'는 '거꾸러지고 넘어질 때'이다. '필어시(必於是)'는 '반드시 여기에 근거한다'라는 말이다. 이 구절은 리더는 아무리 급하고 구차할 때, 심지어는 넘어지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반드시 인에 근거해서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일상적이거나 편안할 때에는 올바른 도리를 지키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해가 엇갈릴 때나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치면 달라진다. 급하거나 위급한 상황이라면 타인을 해치는 것까지도 기꺼이 하려는 사람이 많다.
-이강재, < 논어처럼 이끌어라 >, 21세기북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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