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 경영 관여 없다"고 재차 강조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SM의 레거시(유산)를 존경한다. SM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 하이브는 이미 멀티 레이블 체제를 증명해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나선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가 SM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한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 복귀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가요계에 따르면 박 CEO는 전날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열고 인수합병(M&A) 경과와 취지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SM 창업자 겸 최대 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SM 지분 18.47% 가운데 14.80%를 주당 12만 원, 총 422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설명회는 가요계 최고 '빅딜' 성사와 맞물려 그간 뉴스 기사로만 소식을 접한 직원들에게 인수합병(M&A) 경과를 설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박 CEO는 이날 "SM은 SM만의 가치가 있다"며 "그 색깔을 계속 지켜가고 하이브는 이들이 더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거취에 대해서 박 CEO는 "이수만의 경영 참여나 프로듀싱 참여는 없다. 로열티도 더는 가져가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K팝 산업의 주축인 팬, 아티스트(소속 가수), 양사 임직원, K팝 산업을 하나씩 언급하며 "(이번 M&A로) 모두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입장 발표에도 SM 내부에서는 여전한 불안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날 이수만 측 인사이자 사내 변호사인 조병규 SM 부사장은 전 사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쪽은 카카오지 하이브가 아니다”면서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대주주(이수만)의 뜻에 반해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쪽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이라고 지적했다.
SM 인수 관련 박 CEO가 공개석상에서 직접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 내부에 이번 인수의 배경을 설명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색깔을 잃을 것을 우려하는 SM 내부를 다독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SM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다양한 의견을 게시하고 있다. 한 직원은 게시물을 통해 "카카오 혹은 하이브라는 단서가 붙지 않아도 우린 해낼 수 있는 회사인데 너무 안타깝다"라며 "그냥 '이성수·탁영준(공동대표이사)과 SM 직원들'이라는 '보기 3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 경영진+카카오’와 ‘이수만+하이브’ 가운데 지지하는 쪽을 선택하라는 투표 게시글에는 하이브 인수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아 내부의 반발을 시사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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