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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DTx시대]①정리해고·사업재편…녹록지 않은 글로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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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정리해고 나선 美 DTx 개발사들
"아직 기대 수준의 성과 내지 못해"
가장 큰 문제는 '사용성'… "CBT 디지털화 그쳐"

독일 DiGA 도입 목소리 높지만 효과는 미지수

[시작!DTx시대]①정리해고·사업재편…녹록지 않은 글로벌 시장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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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DTx, 디지털 치료제)'가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하지만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Tx 혁명이 시작된 미국에서도 개발 업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물중독 치료 DTx '리셋(reSET)'을 개발한 페어 테라퓨틱스는 지난해 7월 인력의 9%를, 11월에는 무려 22%의 구조조정을 실시해 비용 절감에 나섰다. 게임형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DTx '엔데버Rx'로 FDA 승인을 받은 아킬리 인터랙티브도 지난달 인력의 30%가량을 감축하고 엔데버Rx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중단한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빅 파마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나스닥 상장까지 이뤄내는 등 기대를 모았지만 그 수준의 성과를 내지는 못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가 하면 정리해고·파이프라인 정리를 통한 긴급 긴축 경영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 대표는 "이들 회사가 아직 기대했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처방 건수, 매출 등에서 자신들이 제시한 가이던스를 지켜나가고는 있지만 아직 제대로 사업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건 DTx 산업에서 성과를 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다만 최 대표는 정리해고 등 긴축 경영에 대해서는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정리 해고를 진행하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페어와 아킬리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풀이했다.


[시작!DTx시대]①정리해고·사업재편…녹록지 않은 글로벌 시장 페어 테라퓨틱스 로고(왼쪽)와 페어의 약물중독 치료 DTx '리셋' [사진제공=페어 테라퓨틱스]

현재 미국에서 DTx에 대해서는 사적 보험의 급여화만 이뤄졌을 뿐 공보험인 '메디케이드'의 경우 연방 메디케이드는 진입도 하지 못한 상태다. 페어의 리셋만이 몇 개 주에서 주별로 인정받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약 500만명에 달하는 미국에서 3번째로 큰 주별 메디케이드 시장을 가진 플로리다주에서 리셋에 대해 메디케이드 수가를 지불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이 보다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미네소타, 메릴랜드, 애리조나, 하와이주에서도 메디케이드 수가 지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본질적 접근 방법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임상적 개선에 대한 신뢰도 극복을 위해 많은 DTx 개발사들이 인지중재치료(CBT)의 디지털화로 넘어갔다'며 "과학적 증거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다지만 결국 페어 테라퓨틱스 등도 사용적인 재미가 없으니 쓰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페어는 2021년 실적 자료에서 자사의 DTx에 대한 사용률(fulfillment rate)이 51%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처방은 많이 받았지만 정작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받아 구동해 본 비율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페어의 DTx들이 9~12주간 치료를 진행해야 하지만 앞서 공개된 페어의 실세계증거(RWE) 분석에서 사용자 중 치료를 모두 수행한 비율이 49%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치료를 모두 받은 비율은 다시 또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작!DTx시대]①정리해고·사업재편…녹록지 않은 글로벌 시장 독일의 '디지털 건강 애플리케이션(DiGA)' 제도 설명서 [사진제공=독일연방의약품의료기기연구원]

이 같은 시장 진입의 어려움과 실세계 데이터(RWD)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최근 국내 업계와 학계에서는 독일의 '디지털 건강 애플리케이션(DiGA)' 제도 같은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DiGA는 세계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DTx 수가 정책으로 꼽힌다. 허가 면에서도 3개월 이내에 임시 승인할 수 있는 DiGA 패스트트랙 제도를 운용하는 데 더해 급여 면에서도 치료 효과의 입증 여부와 관계없이 1년여간 급여에 올려 제조사의 제시 가격으로 보상한 후 이후 성과에 따라 가격 협상을 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현재 무려 42개에 달하는 DTx가 DiGA를 통해 수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고, 16개는 이 과정에서 입증한 RWD를 토대로 확정 수가를 인정받는 데까지 성공했다. 최 대표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육성하기로 결정했다면 파격적 수가 정책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며 "일정 부분 불확실성과 리스크, 재정적 낭비를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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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DiGA에 대해서 지나친 기대를 품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DTx 업체 관계자는 "과연 정말 DiGA가 국내에 도입됐을 때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DiGA는 규제를 대폭 풀어주는 대신 이 기간에 RWD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퇴출하는 냉정한 제도"라며 "기본적 효능은 물론이고 사용자의 사용성을 확실히 확보하지 않는 한 현재 국내의 DTx 개발 상황으로서는 솔직히 1년 만에 퇴출당할 제품도 많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암 환자에 대한 고통 수준,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DTx '미카(Mika)'가 1년간 비용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급여 지급이 중단되는 등 지금까지 DiGA 목록에서 삭제된 DTx도 총 5개에 달한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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