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SM 경영권 전쟁]카카오, 맞대응 공개매수 어려운 까닭은

시계아이콘02분 4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하이브, 10일부터 공개매수 신청 받아
‘경영권 분쟁 아니다’ 카카오 명분 약화 우려
“하이브보다 높은 가격으로 지분 확보”가 유일한 방법

[SM 경영권 전쟁]카카오, 맞대응 공개매수 어려운 까닭은
AD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식 공개매수에 들어간 가운데 카카오가 속도감 있는 맞대응을 하지 않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법원에 청구한 카카오 대상 신주 배정 가처분 신청을 핵심 배경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하거나 지분 추가 취득 방안을 발표하면 법원이 이수만씨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카카오는 9.05%의 신주 지분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공개매수 시계 ‘째깍째깍’…시간 갈수록 카카오에 불리

14일 에스엠 지분 공개매수 주관사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점 창구를 통해 10일부터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신청을 받고 있다. 매수가는 주당 12만원이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공표된 시점은 지난 주 금요일이다. 주말 이틀이 지나 사실상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공개매수 주문을 받는다. 공개매수 마감은 내달 1일이다. 이 날은 3·1절 공휴일이라 주식을 팔려는 주주들은 이달 28일까지 주식 매수를 신청해야 한다. 현금 결제일은 다음 달 6일이다.


[SM 경영권 전쟁]카카오, 맞대응 공개매수 어려운 까닭은 삼성증권이 지점에 보낸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 공개매수 안내 메일 일부.

하이브의 공개매수 목표는 에스엠 지분 25%다. 공개매수 신청이 목표 물량을 넘어서면 안분 비례해 매수할 계획이다. 목표 물량 2배의 신청이 들어오면 주주별 매수 신청액의 절반만 사는 방식이다. 하이브가 계획대로 지분을 확보하면 이미 확보한 이수만씨 지분(14.8%)까지 합쳐 약 40%의 에스엠 지분율을 갖는다. 이씨의 잔여 지분 3.6%까지 더하면 이번 3월 주주총회에서 44% 이상의 확실한 의결권 지분을 갖게 된다. 일부 우호 지분까지 확보하면 과반을 넘길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주명부가 폐쇄돼 원칙대로라면 하이브가 이번 주총에서 주주로서의 의결권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수만 씨가 하이브 측에 주총 의결권을 위임해 ‘에스엠 현 경영진+카카오+얼라인인베스트먼트’ 진영과 주총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양측이 내세우는 에스엠 이사회(Board) 멤버 선임 안건을 둔 표 대결 양상이 된다.


SM은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의 임기가 오는 3월로 끝난다. 이들은 이창환 얼라인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하고 얼라인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3인도 신규 선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이브 쪽은 방시혁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ADOR) 대표를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M 경영권 전쟁]카카오, 맞대응 공개매수 어려운 까닭은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본격화하면서 대결 구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카카오 쪽에 불리한 상황이다. 이수만씨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로 에스엠 지분을 9.05%까지 확보하고 국민연금(지분희석 전 지분율 8.96%)·KB자산운용(5.12%) 등을 모두 우호 세력으로 끌어들여도 하이브에 열세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분쟁 상황에 있는 두 주체 중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주는 의사결정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카카오가 이번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면 하이브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서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공개매수 결정이 늦어질수록 하이브가 이번 싸움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개매수 여부 놓고 카카오 진퇴양난 형국

IB 업계는 카카오가 선뜻 공개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핵심 요인으로 '가처분 신청'을 꼽는다. 상법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어느 한 쪽 편에 있는 제 3자를 대상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전략적 제휴 등 정관에 나열된 경영상 꼭 필요한 경우에만 3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 양측은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배정이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결정한 것인지와 에스엠 경영상 꼭 필요한 결정이었는지를 두고 법원에서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SM 경영권 전쟁]카카오, 맞대응 공개매수 어려운 까닭은

이 때문에 얼라인 등은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배정이 엔터테인먼트 분야 시너지 효과를 위한 전략적 제휴 목적이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이수만씨의 가처분 신청 이후 관련 질문에 "누구와 누구 간 경영권 분쟁이냐"라고 반문하며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배정은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결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에스엠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라고 규정한 상황에서 카카오가 맞대응 공개매수를 하면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명분이 약화된다. 대형 법무법인의 자본시장 담당 변호사는 "법원의 결정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서면 법원은 에스엠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확실한 경영권 분쟁 상황으로 해석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는 에스엠의 신주 9.05%를 주당 9만원에 확보할 수 없다.


또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배정 가격이 9만원이라는 점도 카카오와 연대한 얼라인 측의 '주주가치 평등' 명분을 약화시킨다. 얼라인은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대해 "공개 매수가가 너무 낮다"면서 하이브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수만씨 측 손을 들어준 조병규 에스엠 법무담당 부사장은 사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주주의 이익을 대변한다던 얼라인이 12만원이라는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가 너무 낮아서 반대한다면 주당 9만원인 카카오의 신주 인수에 대해서는 더 반대해야 옳다"면서 "얼라인의 이중적 태도는 행동주의 펀드의 행동이 아니라 경영권 펀드의 모습"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아니다’라는 명분이 약화된 상황에서 카카오가 승기를 잡으려면 가처분 신청 결과를 고려치 않고 하이브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의 행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카카오가 하이브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하려면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1월 11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유상증자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국부펀드(PIF)에서 1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자금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지만, 하이브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는 데 하이브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거액의 자금 부담을 감수하고 에스엠의 경영권을 인수할 의지가 있느냐가 핵심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