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수행비서 휴대전화 6대 중 1대는 국내서 사용… 포렌식 주목

김성태 전 회장 수행비서 박모 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해외 도피생활을 하다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수행비서가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 중 한 대는 김 전 회장이 우리나라에서 쓰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휴대전화가 검찰 수사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 디지털포렌식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김 전 회장 수행비서 박모씨에게서 압수한 휴대전화 6대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수원고검에 의뢰했다. 이들 중 2대는 김 전 회장이 사용했고 한 대는 국내에서 쓴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체포될 당시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이 휴대전화는 해외에서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송금 등 의혹의 주요 정황이 될만한 내용은 들어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에 확보한 휴대전화 속 자료가 검찰로선 중요해졌다. 다만 김 전 회장 등 쌍방울그룹 임직원들이 지난해 검찰 압수수색을 대비해 휴대전화를 교체한 정황이 있어 문제다. 이 휴대전화 역시 교체된 것으로 별다른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검찰이 현재 필요한 자료는 쌍방울의 대북송금 등 주요 범죄가 이뤄진 2019년 당시 사용 기록이다.

한편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와 경기도지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 명목으로 8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을 통해 3차례 이 대표와 전화로 통화했다고도 밝혔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해 9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를 구속해 수사했을 당시 이 전 부지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2019년 이후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쌍방울의 대북송금 등 자금흐름을 총괄한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가 오는 11일 입국하는 즉시 검찰로 압송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