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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양곡법에 '원칙' 강조… 尹 '거부권'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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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일관된 입장
별도 논의도 의미 없어"
매입 의무화로 격차 더 벌어진다는 논리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 개정안이 전날(30일) 야당 단독 의결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것에 "(윤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온 일관된 입장으로 갈음하겠다"고 전했다. 우선은 여야 원내대표의 협의 과정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31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법안이 직회부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도 "지금 시점에서 대통령과 참모들이 별도 논의를 갖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그동안 수 차례 반대 입장을 보여온 만큼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대통령실, 양곡법에 '원칙' 강조… 尹 '거부권' 시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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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이 추진하는 양곡관리법의 핵심은 쌀이 수요량보다 3% 이상 초과 생산되거나 수확기 가격이 전년보다 5%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의 쌀 매입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반면 여당은 벼 재배 농가만을 위한 특혜는 타 농작물 재배 농가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는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예고했다.


대통령실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 고위 관계자는 "국회의 과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과 관계부처 업무보고에서 거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건네는 등 끊임없이 원칙을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참모들도 전날 국회 상황을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당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에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해달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특히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는데, 정부 재량사항으로 맡겨놔야지 수요와 공급 격차를 점점 줄여가면서 재정과 농산물의 낭비를 막을 수 없다"며 "농민들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부연했다.


여기에는 법으로 매입을 의무화하면 격차가 더 벌어지고 과잉공급 물량은 결국 폐기해야 한다는 논리가 반영됐다. 대통령실과 정부여당 역시 농업재정 낭비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지금은 농촌개발을 위해 투자하는 게 우선이라는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초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도 "가격의 안정과 우리 농민들의 생산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주기 위해서 정부가 일정 부분 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무제한 수매라고 하는 양곡관리법은 결국 우리 농업에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생산되는 쌀을 시장 소화력과 관계없이 무조건 정부가 매입해 주는 방식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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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국회의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이 개정안이 법사위를 빠져나왔지만 본회의 안건은 여야 원내대표의 협의를 거쳐 의장이 결정하게 돼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협상을 하더라도 여야 간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이 국회 재의 절차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다시 강행 처리하기란 쉽지 않다. 민주당이 다수당이라고 해도 재의 법안 처리에 필요한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단독으로 확보하기는 어려워서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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