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실적 발표
[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포스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절반가량 급감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 피해로 포항제철소 가동을 중단한 탓이 크다. 포스코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철강사업에서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84조8000억원에 영업이익 4조9000억원을 거뒀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7% 하락한 수치다.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 악재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외 철강사 공통으로 철강 가격 하락 및 수요산업 부진을 겪었다"며 "특히 태풍 힌남노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생산 및 판매량 감소, 일회성 복구 비용 발생, 화물연대 파업 등이 복합적으로 겹쳐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한영하 포스코홀딩스 IR 팀장은 "4분기 실적만 따지면 42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며 "태풍 복구비와 판매 부진 때문에 1조7000억원가량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이선규 포스코 재무실장도 "지난해 영업이익 목표는 4조원이었다. 1~8월엔 3조2000억원으로 순항 중이었으나 냉천 범람 사고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복구비용에 약 1조3000억원이 들었다"며 "4분기 시황 악화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4000억원가량 추가 적자를 보면서 1조7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했다.
포스코는 이와 관련해 보험금 약 2340억원을 수령했고 올해는 그보다 많은 액수를 받을 전망이다. 이 실장은 "지난해 수령액으로 범람 피해액 추산 규모의 약 70%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는 전년도 이상의 보험금을 추가 수취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께 구체적으로 보상 범위가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원가 절감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25일부터 철강 부문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포스코는 김학동 대표이사 부회장 명의의 전임직원 대상 이메일을 통해 “각자 해오던 업무를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1000원이라도 절감해 철저한 손익관리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4분기를 바닥으로 올해 실적이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항제철소의 17개 압연 공장이 지난 20일부터 완전 정상화됐고, 중국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국제 철광석·철강 가격도 오름세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선물 가격은 작년 11월 t당 80달러 선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120달러 선을 회복했다. 중국과 미국의 열연 내수 가격도 한 달 전보다 각각 6%와 8%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리튬 등 비(比)철강 사업 영업이익이 3조1000억원가량으로 증가한 점은 호재다. 한 팀장은 "그룹 투자 47%가량을 신규 성장 사업에 할당해 비철강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7% 늘었고 전체 그룹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라남도 광양 HY클린메탈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면 리튬 등 생산소재를 올해 처음으로 생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2만5000t 규모 1단계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포스코는 알렸다. 올해 말 주요 설비를 설치하고 내년 4월 준공할 예정이다. 이경섭 포스코 이차전지소재사업추진단장은 "아르헨티나 염수 2단계 공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사회 승인을 받아 2만5000t 규모로 (지을 수 있게) 됐다"며 "광양 수산화리튬 공장은 법인 설립 완료했고, 오는 6월 아르헨티나 3공장과 광양 4공장을 예정대로 착공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 실장은 올해 수산화리튬 가격이 6만8800달러(약 8486만원)를, 내년과 2025년에도 6만~7만달러(약 7400만~8600만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10월부터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준비 기간이 시작되는 데 대해선 "큰 걱정 없다"고 했다. 김경한 포스코 무역통상실장은 오는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는 '전환 기간'이라 탄소배출권 구매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탄소배출량을 EU 정부에 보고할 의무는 부여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오는 2026년부터 저희가 수출하는 물량에 대한 탄소배출에 대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지만, EU 역내 업체들과 똑같은 수준만 부담하면 되고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포스코의 탄소감축 능력이 경쟁사 대비 (좋은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3공장 고로 추가 투자를 강행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현지) 파트너가 국유기업이다보니 자금 조달과 의사 결정이 더뎌져 1000만t 규모의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엄 실장은 '공사를 강행하면 탄소배출량이 늘지 않겠냐'는 질문에 "300만~400만t 규모를 추가하는 공사는 파트너와 검토 중"이라며 "그 이후 수소환원제철이나 전기 등 친환경 공법으로 처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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