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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현주 "강수연,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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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정이' AI 용병 역할
데뷔 26년차, 늘 꿈꿔온 도전
"다양한 시도 없이 발전 없어"

배우 김현주(45)가 10여년 만에 인터뷰 테이블에 앉았다. 데뷔 26년 만에 SF 액션 장르에 도전한 터라 의미가 남달랐다. 흔히 멜로나 드라마 장르를 떠올리기 마련. 우리가 상상하는 모습이 아닌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선입견을 지운 캐스팅 배경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가져온 시장 변화를 꼽았다.


[인터뷰]김현주 "강수연,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배우 김현주[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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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주는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그 변화를 현장에서 체감한다"며 "예전 같았으면 '정이'나 '지옥' 같은 작품에 출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청자는 나에 대한 선입견이 없지 않나. 더 냉정하게 볼 것이기에 해볼 만했다. 고정된 이미지나 선입견을 넘어 새로운 얼굴로 다가갈 수 있다. 시장의 확장은 배우들에게 긍정적으로 작동한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다양한 장르에서 새로운 연기를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작품 성공 여부를 떠나 실험정신을 발휘한 여러 콘텐츠가 제작되면 좋겠다. 다양한 시도가 있어야 발전한다. 세계적인 콘텐츠가 제작돼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야 한다. '정이'처럼 새로운 작품,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 후배들에게도 좋은 도전과 자극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뷔 26년만 SF영화 도전
[인터뷰]김현주 "강수연,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1997년 MBC 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로 연기를 시작한 김현주는 26년 만에 처음으로 SF 장르에 도전했다. 넷플릭스에서 지난 20일 공개된 영화 '정이'에서 A.I.(인공지능) 정이를 연기했다. 영화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현주는 "모션 캡처 스툴을 입고 정이를 연기했다. CG(특수효과)로 만들었지만 100% 스툴을 입고 모든 동작을 직접 연기해서 움직임을 완성했다. 액션 장면은 CG가 아닌 전부 제가 연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모션 캡처 연기를 해본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재밌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영화 '부산행'(2016), '반도'(2020)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과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췄다. 김현주는 "연상호와 함께라서 할 수 있었다"고 신뢰를 표했다. 이어 "출연 배우로서 연 감독의 시도와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연 감독에게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앞으로도 새로운 작품을 함께하고 싶다. 늘 기대되고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배역을 연기하며 변화를 주고 싶다는 갈증이 늘 있었다.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그런 점을 봐주고 선택해줘야 하지 않나. 화보 등에서 과감한 시도를 했고 또 다른 면을 보여주기 위해 어필했지만, 연이 닿지 않았다. 그걸 연 감독이 발견하고 제의해주셨을 때 도전정신이 살아났다. 연출자로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에 자극받았다."


톱10 1위, 글로벌 엇갈린 반응 "비판도 환영"
[인터뷰]김현주 "강수연,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이'는 넷플릭스 공개 3일 만에 1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독일·스페인·대만·싱가포르 등 총 80개 국가·지역의 톱 10에 올랐다.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 총 가입자 수는 2억3100만명에 달한다.


김현주는 "공개 전날 노심초사, 안절부절못했다. 드라마 촬영장에 있었는데 솔직히 집중도 안 됐다"며 웃었다. "내가 이렇게 결과에 연연한 적이 있었나 싶을만큼 걱정하고 기대했다. 아침, 저녁으로 계속 (휴대전화를) 열어보면서 기다렸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


넷플릭스에서 발표한 집계와 달리 혹평도 나온다. 글로벌 반응 역시 엇갈리는 분위기. 이를 언급하자 김현주는 "예고편을 보고 액션이 난무하는 SF영화로만 기대하고 볼 수도 있지 않나. 함축적으로 예고편을 만들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지점이 있는데, 그렇게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한국적인 SF라는 타이틀이 마음에 든다. 한국적인 감성과 SF 요소를 잘 섞은 영화다. 그런 관점에 집중해서 봐달라"고 했다.


주로 감정적인 설정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 '정이'의 모성애 코드에 관해 김현주는 "모성애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으로 넓혀서 생각해달라. 이는 인간이 가진 가장 우월한 힘이 아닐까. 동시에 인간의 약점이 된다고 본다. 전투 의지가 꺾였다가 다시 발현되는 것도, 전투에 참여하게 된 것도 모두 모성애 때문이 아닌가. 그 점을 동시에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故강수연 매일 생각해요"
[인터뷰]김현주 "강수연,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진제공=넷플릭스]

'정이'는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지난 50여년간 사랑받아 온 고(故) 강수연의 유작이기도 하다. 김현주는 강수연과 촬영을 떠올리며 그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강수연' 이름을 부를 때마다 눈시울이 붉게 변했다. 인터뷰 내내 눈물을 꾹꾹 삼키며 말을 잇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저한테 강수연 선배는 상상 속,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지나가다 뵌 적도 없었다. 한국영화계 대들보 강수연으로 알고 있었지 마주 보고 연기할 거라고 상상 못 했다. 그래서 함께하는 작업이 겁도 났다. 처음 만났을 때 선배가 편안하게 대해주셨다. 저희 배우들을 좋아하고 예뻐해 주셨다. 그동안 촬영장에서 어른스럽지 않은 내가 어린 후배들 앞에서 어른인 척해야 했는데, 오랜만에 선배한테 귀여움도 떨면서 기댔다."


만약 강수연이 살아있었다면 어땠을까. 이같이 묻자 김현주는 "하루에도 몇번씩, 매일 생각해본다"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러면서 "계속 상상해보는데 잘 모르겠다. 어쩌면 대단히 만족하지 않으셨을 거 같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며 얻은 경험이 많으시니까 일희일비하거나 큰 반응을 보이지 않으셨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만약 강수연 선배가 계셨다면 다 같이 만나지 않았을까. 떨림과 설렘, 기대감 그 모든 것들을 함께하고 싶지 않으셨을까. 류경수와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를 계속 칭찬해주시지 않았을까. 잘했다, 애썼다고 계속 말해주셨을 거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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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정이'는 강수연, 연상호, 류경수다. 계속 마음에 남아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강수연과 함께했다면 어땠을까 계속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완전히 잃었다. 부족한 부분은 당연히 있을지 모른다. 그걸 다 떠나서 많은 사람이 봐준다면 좋겠다. 오래 기억될 작품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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