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밥심" 옛말…쌀 소비량 30년새 절반 줄어

1인당 쌀 소비량 56.7kg
1985년부터 꾸준히 감소
하루 밥 한 공기 반 먹어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생활 변화로 쌀 소비량이 최근 30년 가까이 감소세를 이어온 결과다. 다만 외식비 부담과 가정간편식 시장 확대로 감소 폭은 둔화됐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kg으로 전년(56.9kg) 대비 0.4% 감소했다. 양곡 소비량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다. 쌀 소비량은 1985년부터 매년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쌀 소비량이 30년 전인 1992년(112.9kg)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이유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5.5g으로 집계됐다. 전년(155.8g) 대비 0.2% 줄었다. 밥 한 공기를 짓는데 대략 쌀 100g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 1인당 하루에 밥 한 공기 반을 먹은 셈이다.

기타 양곡을 포함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양곡(쌀+기타 양곡) 소비량은 64.7kg으로 전년(65kg) 대비 0.5% 감소했다. 30년 전인 1992년(124.8kg)과 비교하면 약 48.2% 줄어든 규모다. 기타 양곡만 놓고 보면 지난해 1인당 소비량은 8kg으로 전년(8.2kg) 대비 2.4%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198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단 감소 폭은 둔화됐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감소율은 2019년 3.0%, 2020년 2.5%, 2021년 1.4%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0.4%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최근 10년 평균 감소율은 1.9%다.

쌀 소비량 감소 폭이 줄어든 건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지며 집밥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 찌개 등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된 것도 집밥 수요를 늘린 배경으로 분석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1인 가구 소비량 감소가 크지 않았다는 점도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1인당 쌀 소비량이 지난해와 같이 소폭 감소로 유지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쌀 수요량이 367만t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양곡소비량조사 결과를 통해 올해 쌀 수급 상황을 재추정한 결과다. 지난해 쌀 생산량(376만t)과 정부의 시장격리 계획(37만t)을 고려하면 쌀 공급량은 수요보다 약 28만t 부족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가 시장격리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줄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농식품부는 다음달 초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시장격리곡 매입 지속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