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원전최강국의 꿈?…사용후 핵연료 처리法, '첩첩산중'

시계아이콘02분 1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원전내 사용후 핵연료 부지 저장고 도입 두고 논란
2050년 영구처분시설 도입 가능성도 회의적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고준위 핵폐기물 관련 특별법안에 대한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지역 시민단체 등은 기존 핵발전소가 사실상 사용후핵연료 부지 저장고로 영구화될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050년까지 고준위 핵폐기물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서도 전문가 사이에서 이견이 확인됐다.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련법에 대한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역으로 이 일이 얼마나 갈 길이 머나먼 일인지를 확인시켰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련법안으로는 현재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2021년 9월 발의)과 김영식(2022년 8월)·이인선(2022년 8월)이 현재 발의된 상태다.


최대 쟁점은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에 계속 보관하는 문제다. 진술인으로 공청회에 출석한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은 "(3개 법안 모두에 담긴) 부지 내 저장시설 설치 운영 조항은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규정으로 명문화하면 자칫 이 시설 등이 영구시설이 될 가능성을 우려한 까닭이다.


현재 원전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로 건물 옆 습식저장시설(수조)로 옮겨져 5~6년간 잔열을 식힌 후 건식저장시설에 임시 보관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사용후핵연료는 궁극적으로 10만년 이상 저장할 수 있는 영구처분시설로 옮겨야 하지만, 안정성과 주민들 동의 문제로 아직 부지 등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 시설은 임시저장시설로 불리고 있지만, 법 제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부지저장고로 법적 개념이 세워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이와 관련 "지역 내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공론화를 한 뒤에 부지 내 저장시설의 법적 성격 등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전최강국의 꿈?…사용후 핵연료 처리法, '첩첩산중'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이날 국회에서는 공청회에 앞서 시민단체 등이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고준위특별법안을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울산시민공동행동 등 전국 핵발전소 소재 지역과 시민단체 등은 "‘사용후핵연료 부지 내 저장’ 조항은 기존 핵발전소 지역 모두를 고준위 핵폐기장화할 뿐만 아니라, 핵발전소 지역주민의 안전을 해치고 사고 위험을 가중하며, 핵발전소 소재 지자체와 인근 지자체에도 막대한 희생을 강요한다"며 "특별법안 폐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준위 핵폐기장 부지선정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난제 중 난제"라며 " 법안 제안 취지는 허울 좋게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장 마련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은 해법 없는 핵폐기물 처리를 ‘임시저장’ 또는 ‘부지 내 저장’이라는 이름으로 핵발전소 지역주민이 떠안으라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특별법에 처분시설로의 반출 시점을 명시화해 지역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문 교수는 "특별법이 만능은 아니지만, 최소한 정부가 방사성 폐기물을 사용한 후 폐기물에 대해 관리하겠다는 최소한의 장치에 관한 내용"이라며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처분시설을 2050년으로 확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홍 국장은 "김영식 의원 안 등의 경우 2050년에 (영구처분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2050년 처분시설 확보는 현실적인 부지선정 프로세스를 무시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부지 내 저장시설을 언제까지 운영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 수용할 수 있는 양은 설계수명에 맞춰 한정하는 것으로 하고, 이 시설이 들어설 때 주민들에게 결정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시설 구축 절차에 37년이 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원전최강국의 꿈?…사용후 핵연료 처리法, '첩첩산중'

반대로 문주현 교수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탄소 중립에 대한 지원 체계를 약속한다는 점에서 처분시설 운용 시점을 명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2050년이라는 도전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예상 시점보다 빨리 추진한다는 점 때문에 기술개발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시점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선언 수준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재학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의 사용후핵연료를 외부로 반출하는 기한 등을 법률에 직접 명시하면 부지 내 저장시설에 대한 주민 수용성(주민들의 동의) 확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업 추진상황에 따라 법률 개정 필요성이 빈번하게 제기되고 오히려 관리사업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선언적으로 법률에 명시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AD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컸다. 김성환 의원은 "지금쯤에는 (영구폐기장)영구처분장 터파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영구처분장을 얼마나 빨리 찾을 수 있을지, 주민들이 동의를 구할 수 있을지, 어떻게 보상할지, 10만~20만년 간의 안전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지, 중간 저장 시설 등을 별도로 둘 것인지 등이 향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