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간 분석가 "北 평산 '우라늄 광산' 무너진 듯"

RFA 보도…"갱도 입구 거대한 구덩이 포착"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 황해북도의 평산 우라늄 광산의 갱도 일부가 최근 붕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평산 광산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농축 우라늄의 주요 생산지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북한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평산 광산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게재, 갱도 입구에서 붕괴가 진행되는 장면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4일 분석한 위성사진에서 우라늄 광산 터널 입구에 함몰 정황으로 보이는 커다란 구덩이 2개가 확인됐다면서, 이는 광산 입구가 붕괴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2016년 촬영된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 시설 위성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보글은 "사진에서 100m가 넘는 구덩이 2개가 발견됐다"며 "이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속적으로 함몰된 것에서 점차 서쪽으로 확장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산 갱도가 지지력을 잃었고 여기에 물이 스며들면서 지지 구조를 더욱 약화시켜 함몰하는 것 같다"며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전히 이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부연했다.

보글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최근 수년간 촬영한 위성사진을 제시했다. 평산 광산 주변에 우라늄 추출로 쌓인 폐기물이 주기적으로 관찰되고, 인근의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 핵시설 관련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미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셉 버뮤데즈 선임 연구원은 최근 위성사진에서 갱도 2곳의 주변이 움푹 들어간 모습을 보면 함몰이라는 분석이 어느 정도 타당해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평산 광산에서 채굴된 우라늄 광석은 인근의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 정련 과정을 거쳐 핵물질 원료인 우라늄 정광으로 만들어진다. 우라늄 정광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에 활용되며, 불순물을 제거한 뒤엔 노란색 분말 형태를 띠어 '옐로 케이크'라고도 불린다.

한편 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2021년 4월부터 10월까지 파악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산 공장이 계속 가동 중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11일 정성학 경북대 국토위성정보연구소 부소장 역시 북한이 평산 우라늄 공장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