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YS 대망론 키운 '상도동'…김영삼정부 주역
대표인물 김동영 최형우 서청원 김무성
YS차남이 지지후보 대선승리 징크스 이어질까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지은 기자]
“지금은 모두 거산(巨山)의 큰 정치, 바른 정치를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2일 전한 메시지다. 현직 대통령이 직접 김영삼(YS)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다녀온 것은 YS의 정치적인 위상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YS는 특유의 돌파력과 정치력을 토대로 한국 정치를 견인해온 인물이다. 호랑이굴에 들어가 대권을 거머쥔 전설의 정치 지도자. 민주자유당에서 민정계 견제를 뚫고 대선후보 자리에 오르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다.
1992년 대선 승리 주역은 상도동계로 불리는 YS 가신(家臣)들이다. YS 자택인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밤낮으로 모여 작전회의를 펼쳤던 그들. 이른바 ‘YS 대망론’은 상도동에서 잉태했다.
세월의 변화와 함께 그곳도 많이 달라졌다. 상도동 빌라촌 한편의 갈색 대문 집. 색이 바랜 대리석 위에 새겨진 ‘김영삼’ 세 글자와 그 아래 ‘서울미래유산’이라는 명패가 없었다면 대통령 사저라는 것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성북구 안암동에서 살다가 1969년 상도동으로 옮긴 이후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다. 질산 테러와 가택연금, 단식까지 민주화 투쟁의 역사가 서린 민주화운동의 상징 공간이다.
상도동계의 핵심은 ‘우동영 좌형우’로 불리는 김동영·최형우 전 의원이다. 서석재 전 의원,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김덕룡 전 의원도 빼놓을 수 없다. 김무성·서청원 전 의원도 대표적인 상도동계 정치인이다. 이밖에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김영춘 전 의원도 상도동계와 인연이 깊다.
YS를 통해 정계에 입문한 이들 중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손학규 전 의원,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상도동계 출신 인사들과 그들의 영향을 받은 정치인들은 국민의힘 쪽에 많지만, 더불어민주당 쪽에도 있다.
상도동계는 1980~1990년대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1998년 2월 YS 대통령 퇴임과 함께 정치 결사체로서의 존재감은 해가 갈수록 약화했다. 동교동계가 국민의당이라는 하나의 정치 결사체로 뭉쳤던 것과 달리 상도동계는 각자 정치에 몰두한 세월이 길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상도동계인 서청원·김무성 두 사람이 당 대표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 당선 과정에 상도동계 역할이 있었다는 점이다. 2002년 노무현 후보는 상도동계 어른인 신상우 전 의원의 든든한 후원을 받았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YS 시계’ 인연을 전하면서 부산·경남 쪽의 표심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2017년 대선 때는 YS 차남 김현철 교수가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화제를 모았다. 김 교수는 “정통 민주화세력의 확실한 정권교체라는 숙원”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문재인 후보와 YS 고향은 모두 경남 거제다.
대선 때마다 김 교수 선택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YS라는 정치 상징성과 맞물려 있다. YS가 살아 있을 때는 새해나 명절 때 자택을 찾는 정치인들이 많았다. 특히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지도부는 YS가 전하는 덕담을 정치 메시지로 새겼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왼쪽)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사진제공=김무성 의원실]
YS 서거 이후에는 김 교수 행보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2022년 5월 대선에서 김 교수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 김 교수는 “군정 종식을 위해 목숨 바쳐 민주화 투쟁을 한 김영삼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고 극찬했다. 결과적으로 최근 대선은 YS 차남이 지지선언을 한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는 서로 대립하더라도 결정적일 때는 손을 잡으면서 정치의 엉킨 실타래를 풀어갔다. 지금처럼 한국정치의 혼돈이 심화할수록 YS의 선 굵은 정치에 대한 갈증도 커지게 마련이다.
오는 2월 25일은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한 지 30주년을 맞이한다. YS와 상도동계에 관한 관심이 다시 증폭되는 이유다. 상도동계를 비롯한 후배 정치인들은 YS 정치 철학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
상도동계 출신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지난 12일 “정치라는 큰 틀에서 함께 가야 할 길에 관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YS 이후에는 왜 그런 정치적 리더십이 안 보일까를 생각해본다. (정치인들이) 절치부심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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