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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실태추적]⑧[단독]고대앞 원룸도 60억 피해 의심…건물 통째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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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가구 전세사기 의혹…보증보험 가입은 전무
분양가 1억5000만원인데 전세는 최고 1억7000만원 ‘깡통’

[전세사기 실태추적]⑧[단독]고대앞 원룸도 60억 피해 의심…건물 통째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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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근 원룸 밀집지역. 준공 5년쯤 된 원룸 건물 한 개 동 전체가 경매로 넘어갔다. 아직 경매 기일이 잡히지 않은 이 건물에는 이미 피해를 봤거나 피해가 예상되는 이들 수만 45명(수분양자 13명, 전세 임차인 32명)에 이른다. 피해액은 수분양자 약 20억원대, 전세 임차인 40억원대로 추정된다.


특히 이 건물에서 치뤄진 계약에는 분양 및 전세사기로 의심되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계약서를 통한 건물주-수분양자-임차인 등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지루한 법정 다툼도 예상된다. 또 대부분의 임차인이 대학생으로 아직 경매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보증금 반환 문제 등의 직접적인 피해사례가 나오지 않아 전세사기 피해 접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전세사기 실태추적]⑧[단독]고대앞 원룸도 60억 피해 의심…건물 통째 경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숙박시설(원룸형). 이 건물은 제2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을 갚지 못해 지난 2021년 경매로 넘어갔다. 이에 수분양자 및 임차인들의 수십억원대 피해가 예상된다.[사진=차완용 기자]

이에 아시아경제는 취재를 통해 확인된 ‘깡통전세’, ‘불법 부동산중개 행위’ 등의 전세사기 의심사례를 서울시 민생침해 범죄신고센터에 신고했다.


분양대금 떼이고, 전세자금까지 떠안아

아시아경제가 단독 취재한 서울 성북구 개운사길에 위치한 지하3~지상6층의 도시형생활숙박시설(원룸형)은 최근 알려진 전세사기 사례보다 다소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다. 32가구(전용면적 22㎡)가 전세 세입자로 거주 중인 이 건물은 건물주가 13명에게 분양(16가구)하며 위임장을 받아 임대차를 대리로 진행한 까닭이다. 나머지 16가구는 미분양으로 건물주가 소유 중이다.

[전세사기 실태추적]⑧[단독]고대앞 원룸도 60억 피해 의심…건물 통째 경매 건물주는 수분양자에게 위임장을 받아 임대차를 대리로 진행했다.[사진=차완용 기자]

분양당시 위임장을 건 내 받은 건물주는 월세 계약을 놓기로 했지만, 모든 임대차 계약은 전세로 체결됐다. 이로 인해 분양자들은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전세금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전세금은 건물주가 챙겼다. 졸지에 분양자들은 분양대금(1억5000만원)과 전세대금(1억2000만~1억7000만원)을 짊어지는 일명 '바지사장'이 됐다. 분양을 받은 이 모씨는 “하루 아침에 전세사기범이 됐다”며 “분양대금 1억5000만원은 떼이고, 전세 세입자에게 1억6000만원을 물어주게 생겼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세사기 실태추적]⑧[단독]고대앞 원룸도 60억 피해 의심…건물 통째 경매 건물주는 수분양자에게 월세 계약을 놓기로 하며 3년 치 월세금을 계약금에서 차감하는 계약(오른쪽)을 맺었고, 이후 위임장을 통해 임대차 계약을 전세로 체결했다.[사진=차완용 기자]

현재 전세 임대차 계약을 맺은 일부 가구가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자 전세금반환청구소송을 분양자에게 제기했고, 전세값을 물어줘야 하는 처지에 몰린 일부 분양자들이 관할 경찰서에 분양사기 사건으로 접수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건물에 문제가 발생한 시점은 2021년이다. 건물주가 토지를 담보로 제2금융권(새마을금고)에서 빌린 자금 약 45억5000만원을 변제하지 않아 경매로 넘어갔다. 건물을 짓기 위해 실행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자금으로 추정된다. 통상 PF대출은 분양을 통해 변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를 변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진다.


1억5000만원 씩 16가구를 분양한 대금 약 24억원, 32가구 전세대금 40여억원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건물주는 공사 대금 등의 명목으로 대부분 소진해 남은 돈이 없다는 입장이다. 분양자들과 임차인들에게는 “다른 곳에 돈이 묶여있다”며 “곧 정리가 될 테니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고 말했다.


‘불법부동산중개 행위’ 등 전세사기 의심사례 다수 발견
[전세사기 실태추적]⑧[단독]고대앞 원룸도 60억 피해 의심…건물 통째 경매

해당 건물 임차인들이 전세사기를 당했을 것으로 우려되는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우선 임차된 계약 대부분이 ‘깡통전세’로 우려된다. 깡통전세란 전세가가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높은 경우를 의미하는데, 임차인 대부분이 1억5000만원 전후로 계약을 맺었다. 분양과 전세계약 체결 시기가 대부분 2017년 하반기와 2018년에 집중됐는데, 이때 분양가는 1억5000만원이었다. 최대 전세 임차금액은 1억7000만원, 최소는 2021년 맺은 전세계약으로 1억2000만원에 체결됐다.


또 취재 결과 이들 임차인 대부분이 전세보증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순위로 잡혀있는 근저당과 분양가를 웃도는 전세금액으로 계약이 채결돼 가입이 불가능한 물건이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특히 전세사기 의혹을 더하는 부동산중개 거래도 포착됐다. 전세계약서를 전수 조사해 확인한 결과 건물 소재지와 관할구가 다른 공인중개업소에서 작성했다. 총 32건 중 22건이 중구 소재의 S부동산중개업소에 집중됐다.


서울시 민생침해 범죄신고센터 수사관은 물건 알선을 통한 정상 중개거래계약이 아닌 도장만 찍어주는 수수료 중개업소로 의심했다. 이외에 중구의 또 다른 중개업소가 2건, 강남구 중개업소에서 2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관할구인 성북구는 2개 중개업소가 각각 1건씩 작성한 것이 전부였다. 나머지 4건은 직접 계약 체결(미확인 포함)로 확인됐다.


또 분양 전 임대차계약을 맺은 전세 세입자 중 일부는 집주인 변경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이후 분양된 일부 가구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바뀐 집주인과 전세 세입자는 약 4년 가까이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해당 가구를 분양 받은 김 모씨는 "그동안 위임장을 받아간 건물주가 세입자와 연락을 취했었다"며 "단 한번도 세입자 얼굴을 보거나 연락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사건이 전세사기인지에 대한 판단은 좀 더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기를 목적으로 한 의도적인 계약 또는 세입자에게 허위 사실 전달, 진실 은폐 등의 기망행위를 입증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 민생침해 범죄신고센터는 피해자 접수가 완료되는 데로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후 사기 행위가 적발되면 경찰에 사건이 이첩돼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된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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