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전세사기 실태추적]⑦"설마 했는데"…한숨만 가득한 피해지원센터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전세피해지원센터 최근 3개월간 총 3800여건 상담
임차인 최씨 "보증금 못 받으면 아파트 분양권 날릴 판"
피해자 50% 이상 30대, 지역은 강서·미추홀구 많아

[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지난달에 보일러가 고장 나서 집주인에게 전화했는데 연락이 두절됐어요. 빌라왕 뉴스를 보고 불안해서 확인해보니 ‘무자본 갭투자’ 사기더라고요. 혹여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을 몽땅 날릴까 걱정돼서 같이 사는 친구와 택시를 타고 센터로 왔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이모씨(24))


[전세사기 실태추적]⑦"설마 했는데"…한숨만 가득한 피해지원센터 최근 방문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전세피해지원센터. 상담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은 피해 임차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진=곽민재 기자]
AD

최근 방문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전세피해지원센터. 오전 시간대임에도 10개 정도인 대기석에는 상담을 기다리는 임차인들로 가득했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임차인들의 표정에는 근심이 가득했고 입에서는 연신 한숨이 새어나왔다. 센터 관계자는 "전날 센터를 찾은 30대 남성 피해자는 상담 접수를 하는 와중에 임대인에 대한 분노를 못 참고 고성을 지르며 욕을 하기도 했다"며 "누가 봐도 전세사기가 명확한데도 돌려받을 방법이 없는 분들이 이곳을 찾아 답답함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날 센터를 찾은 최모씨(45)는 전국 3493채 세입자의 보증금 미반환 의혹을 받는 ‘빌라의 신’ 권모씨의 전세사기 피해자다. 최씨는 지난해 6월 거주하는 신축빌라가 가압류에 걸렸다. 그가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은 2억9000만원. 이 가운데 최씨의 돈은 9000만원, 나머지 2억원은 전액 대출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 분양에 당첨돼 계약금까지 날릴 위기에 처했다. 최씨는 "전세자금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며 "만에 하나 분양권 잔금을 갚지 못해 계약이 해제되면 계약금 1억원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고 탄식했다.


[전세사기 실태추적]⑦"설마 했는데"…한숨만 가득한 피해지원센터 최근 방문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전세피해지원센터. 방문 상담 외에도 센터는 전화 상담이 쉴 새 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진=곽민재 기자]

지난해 9월 문을 연 전세피해지원센터는 전세계약으로 인해 피해를 본 임차인을 대상으로 법률상담·긴급주거 및 금융지원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곳이다. 최근 전세 사기 피해가 급증하면서 개소 이후 약 3개월간 총 3800여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전세사기 실태추적]⑦"설마 했는데"…한숨만 가득한 피해지원센터 상담을 받기 위해서 센터를 방문하면 '전세피해 및 사기의심사례 접수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사진=곽민재 기자]

오후 시간대가 되자 센터는 상담을 받기 위한 방문자로 더욱 붐볐다. 낮 2시 기준 상담 예약률은 80%에 달했다. 하루 평균 상담건수는 40건에서 최근 50건대로 늘었다. 센터 관계자는 "빌라왕 사태 이후 언론에 전세사기 관련 보도가 늘면서 센터를 찾는 임차인들의 발길이 급증했다"면서 "진행되는 상담이 길어지거나 식사를 하러 나가기 직전 피해자가 찾아오는 경우도 있어 가끔 끼니를 거를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는 피해자는 주로 서울에 거주하는 20~30대 청년들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대전에 거주하는 박모씨(59)는 아들이 화곡동 신축빌라에서 전세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고 서울로 급히 올라와 함께 센터를 방문했다고 했다. 강현정 전세피해지원센터 센터장은 "최근 센터를 방문한 피해자들은 50% 이상이 30대인데, 지역은 서울 강서구가 가장 많았고 인천 미추홀구가 그 다음이었다"면서 "가장 많이 보이는 피해 유형은 신축빌라 등을 무자본 매입해 보증금을 편취하는 ‘무자본 갭투자’"라고 설명했다.



센터에서는 방문 상담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걸려오는 전화상담이 쉴 새 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피해자를 위해 최대한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법적인 테두리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면서 "전입신고, 점유, 확정일자 등 3가지를 만족해야 세입자에게 우선변제권이 생기는데 임대인에 속아 보증금반환 전 퇴거할 경우 보증보험에 가입하더라도 돌려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세사기 실태추적]⑦"설마 했는데"…한숨만 가득한 피해지원센터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전세피해지원센터 입구에 있는 로고. [사진=곽민재 기자]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