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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실태추적]⑤'빌라왕'에 쑥대밭 된 화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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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에 인근 중개소 50곳 중 열 군데 매물 나와
완공된 신축빌라 상가 곳곳 1층 공실로 텅 비어
상권까지 타격, 동네마트 매출도 절반 이상 줄어

[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최근 방문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문 앞에는 이 사무소의 ‘점포 임대’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맞은 편에 위치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빌라왕이 터지고 전세 찾는 사람이 씨가 말랐다. 거래 자체가 뚝 끊기면서 우리도 최근 들어 매출이 60% 이상 줄었다"며 "인근 공인중개소 50곳 중에 열 군데 이상은 임대 매물로 나오거나 간판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전세사기 실태추적]⑤'빌라왕'에 쑥대밭 된 화곡동 최근 방문한 서울 강서구 화곡역 인근의 한 건물. 얼마 전까지 공인중개사사무소였던 이곳은 '빌라왕'의 여파로 현재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사진=곽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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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의 전세사기 행각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 중 하나인 강서구 화곡동 일대가 쑥대밭이 됐다.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면서 화곡동 인근의 상권도 직격탄을 맞은 분위기다. 실제 완공된 것으로 보이는 신축 빌라 곳곳의 아래층 상가 건물은 공실로 비어있었다. 한 신축빌라 입주민 서모씨(26)는 "현재 살고 있는 빌라는 화곡역에서 가까운 역세권이라 입지도 좋고 지난해 9월 완공된 신축 건물"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1층이 공실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이 지역 부동산이 정말 심각하긴 심각한 것 같다"고 했다.


[전세사기 실태추적]⑤'빌라왕'에 쑥대밭 된 화곡동 최근 방문한 서울 화곡동 인근의 한 신축빌라. 실제 현장 곳곳에선 아랫층 건물이 공실로 비어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사진=곽민재 기자]

강서구 화곡동은 수도권 빌라·오피스텔 1139채를 보유한 이른바 ‘빌라왕’ 김모씨가 숨지면서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대표 지역이다. 강서구가 깡통전세 사기가 집중된 까닭은 수도권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빌라와 오피스텔이 밀집된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은 김포공항 근처인 만큼 고도 제한으로 높은 아파트를 짓기 어려워 자연스레 빌라 밀집 구역이 됐다. 와중에 집값이 치솟으며 입지 좋은 빌라를 찾는 사회 초년생들이 많아졌고, 갭 투자를 노리는 임대사업자들이 덩달아 늘면서 강서구가 전세 사기의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테크를 통해 공개한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277건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91건의 사고가 강서구에서 발생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잇따른 전세 사기에 ‘깡통전세’ 위험이 커진 강서구 연립·다세대(빌라) 전세 거래량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강서구의 연립·다세대(빌라) 전세 거래량은 383건으로 11월(459)보다 16.6% 감소했다. 화곡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을 알아보러 오는 사람들 10명 중 9명은 월세를 찾는다"며 "빌라왕 사건 후 최대한 보증보험에 들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데도 손님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전세 매물 추천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세사기 실태추적]⑤'빌라왕'에 쑥대밭 된 화곡동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신축 빌라 밀집 지역. [사진=곽민재 기자]

전세 사기 여파로 화곡동 상권도 활기를 잃었다. 이날 오후 인근에서 비교적 큰 동네 마트 안에는 음악 소리만 흘러나올 뿐 손님이 없어 휑한 모습이었다. 마트 사장 오모씨(37)는 "가뜩이나 이 동네는 서민이 많은 동네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전반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았는데 빌라왕 전세 사기까지 터졌다"며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 지난달 6명이었던 직원을 4명으로 줄였다"고 했다. 또 화곡본동에서 10년간 금은방을 운영해온 최모씨(53)는 "지금은 금값이 비싼 만큼 찾는 사람이 제법 있을법한데도 1주일 동안 거래한 손님이 2~3명이 채 안 됐다"며 "장사가 너무 안돼서 금은방에서 된장과 고추장 등을 판매한 지 몇 달 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조속히 전세사기 예방책을 마련해 피해가 집중된 지역상권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강서구는 여전히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보금자리가 많음에도 전세 사기 우려가 우량 물권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지역상권이 침체되고 있다"며 "새로 지어진 빌라에서 전세 계약을 맺을 시 공인된 감정평가사에 의해 산출된 시세를 필수적으로 참고하게 하는 등 제도를 개편해 거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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