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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처법 1년]中企 "강한 처벌만이 능사아냐"…정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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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만에 속전속결 법 제정
의무사항 모르는 기업 태반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 호소

[중처법 1년]中企 "강한 처벌만이 능사아냐"…정부 지원 절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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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배포한 중대재해처벌법 가이드라인조차 모호한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에요." "중대재해 예방보다는, 경영인들의 막연한 두려움을 일으키는 법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에 대한 중소기업인들의 의견을 묻자 이러한 한탄이 쏟아졌다.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양모씨는 "중처법 규정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에서 발행한 중처법 가이드라인마저도 해석하기 나름인 애매모호한 내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7개월 만에 ‘뚝딱’…"전 세계 유례없다"= 중처법 시행 1년을 맞았지만 현장은 여전히 혼돈 속이다. 법 자체가 여론에 휩쓸려 업계와의 대화나 숙고 없이 속전속결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다. 2020년 중반부터 여야 의원들이 중대재해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김용균 사망사고, 이천 물류센터 화재참사 등 대형 산업 재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다. 사업주의 책임과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으면서 첫 법안이 발의된 지 7개월 만인 2021년 1월 국회 본회의에서 중처법이 통과됐다.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의무를 지키지 않아 사망사고가 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내는 강력한 처벌 조항이 들어갔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처법은 전 세계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법"이라며 "노동계와 재계 간 심도깊은 논의 없이 정치권이 여론을 등에 업고 일사천리로 법을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처법이 시행됐지만 산재사고 사망자 수는 오히려 늘어난 건 강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걸 방증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소기업인은 "법 명칭에 ‘처벌’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부터 산재 예방보다는 처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라며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막연한 두려움을 일으킨다"고 토로했다. 그는 "형법상 살인교사를 저질렀을 때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규정돼있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 처벌"이라고 비유했다. 중처법 1호 사건으로 회장 소환 등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삼표산업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삼표 관계자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 특별한 입장을 내기 힘들다"며 "어떤 결론이 날지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중처법 1년]中企 "강한 처벌만이 능사아냐"…정부 지원 절실

◆"의무규정 불명확"…인력·재원도 부족= 법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중소기업은 산재 예방을 위해 재원을 투입할 여력이 부족하고, 법에 대한 인식마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등 경영책임자가 어떤 안전보건 의무사항을 지켜야 하는 제대로 알고 있는 기업은 10곳 중 4곳도 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기업 1035곳을 대상으로 ‘중처법 시행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사항에 대해선 응답 기업의 38.8%만 ‘모두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일부 모르겠다’는 39.8%, ‘모르겠다’는 21.4%로 집계됐다. 중기중앙회와 경총은 "법령상 의무사항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의무규정이 매우 광범위하고 불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응답기업의 86.4%는 중처법상 의무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하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대응능력이 충분하다고 답변한 기업은 13.6%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이 77%, 300인 이상 대기업의 54.5%가 대응능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전문인력 부족과 과도한 비용 부담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은 전문인력을 뽑기 힘들거나, 뽑는다고 하더라도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양씨 역시 안전보건 업무뿐만 아니라 영업, 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를 겸임하고 있다. 그는 "산재 예방을 하려면 ‘돈’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낮은 영업이익률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 비용 부담을 떠넘기는 건 무리"라며 "시설 개선, 컨설팅 등 다양한 정부 지원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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