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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미래]"도로 지하화는 안전 고려해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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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지하화 아닌 우회도로가 대안
한강변 재건축 조합에 인센티브 주고
절두산 성지같은 바이패스 유도해야

[서울의미래]"도로 지하화는 안전 고려해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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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는 서울에 필요한 세 가지 변화로 ▲안전 ▲일자리 ▲주택 문제를 꼽았다. 그러나 이 문제들을 공공만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지는 않았다. 특히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공공이 이를 공급하는 역할이 아니라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주택, 교통, 공원 등 쾌적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도로 지하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진 특임교수는 2020년 서울시 행정2부시장으로 퇴임하기까지 32년을 서울시에서 일했다. 서울시 재직 당시 주택건축국장, 도시재생본부장을 역임했으며 뉴타운사업, 주택공급, 도시계획·관리 등 서울이라는 도시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 수립과정을 몸소 체험한 산증인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권력이 탐한 공간, 청와대·광화문·용산’, ‘블랙홀강남 아파트나라’ 등 서울 도시 공간에 관한 저서를 집필했다.


-강변북로·경부간선도로·올림픽대로 지하화 등 도로 지하화에 대한 구상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서울의미래]"도로 지하화는 안전 고려해 신중해야"

▲모든 기간도로를 지하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1~2개 정도를 먼저 시도해보고 충분히 검토한 다음 추진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로 지하화를 얘기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사례가 보스턴 ‘빅딕(Big-Dig)’ 프로젝트다. 그러나 차를 타고 지하화된 도로를 지나갈 때 답답하기 그지없다. 차는 막히고 공간은 폐쇄적이고 벽면으로는 물이 줄줄 흐른다. 지진이라도 일어나면 위험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계획 단계에서 극단적인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만약 유류차가 들어가서 사고가 난다고 하면 어떻게 할지, 교통 체증이 일어날 때 폐소공포증은 괜찮을지까지 고민해봐야 한다. 이를 다 고려하려면 수조 원의 비용이 들 텐데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빅딕(Big-Dig) 프로젝트: 땅을 깊게 파다라는 뜻을 가진 이 프로젝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교통난 해소와 21세기형 도심 재개발을 위해 진행됐다. 보스턴 외곽과 도심 사이 약 26㎞를 연결하는 6차로 도로를 8~10차선으로 넓히고 고가도로 대신 지하도로를 건설해 공원과 녹지를 만들었다. 1982년 논의 구상을 시작해 2007년 준공까지 약 25년이 걸린 장기 프로젝트다.


[서울의미래]"도로 지하화는 안전 고려해 신중해야"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가 서울 강남 도심 뒷골목을 걷고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

-앞으로의 도로 구상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를 고려해 장기플랜으로 가야 한다. 갈수록 보행 중심, 대중교통 중심으로 가야 한다. 도시에서 도로의 총량이 있다면 외국 같은 경우 보행과 자동차가 차지하는 공간 비율이 반반이지만, 서울은 자동차의 비율이 높다. 맨해튼도 자동차 비율이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도로 쪽 보행도로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도 모든 차로는 왕복 2차선이고, 불가피한 경우 왕복 4차선이다. 나머지는 보행이 가능하다. 반면, 강남은 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 자율주행차로 가면 기계들이 알아서 접속해 이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보다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만약 10년 후 그런 시대가 온다면 지하화가 소용없을 가능성도 있다.


자율주행, 보행 중심, 대중교통 중심으로 가면서 필요한 주요 도로 같은 경우 정말 지하화하는 것이 맞는지, 지하화할 만한 곳인지 기술속도와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동량이 많으니 지하화하고 나머지 땅에 아파트 지을 것이다’는 식의 선언적 정책으로 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도로를 전면 지하화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대안은 무엇이 있나.

▲절두산 성지처럼 바이패스(bypass·우회도로)를 생각해볼 수 있다. 남산터널을 예로 들어보면 잠깐 터널을 지날 때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1만6000㎞가 넘는 길을 지하로 간다고 했을 때, 또 정체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보통 문제가 아니게 된다. 도로를 전면 지하화할 것이 아니라 바이패스 같은 곳을 여러 개 만들면 된다.

[서울의미래]"도로 지하화는 안전 고려해 신중해야" 지난 9월8일 추석 연휴가 시작된 첫날. 서울 서강대교에서 바라본 강변북로 구리방향이 귀성객 차량으로 정체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한강 변을 중심으로 재건축, 재개발 단지가 많은데 정비사업 조합에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바이패스나 언더패스(underpass·반지하도로) 등의 도로 건설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곳 외에도 단지와 천(川) 인접한 단지도 많은데, 가령 집값 문제만 해결된다면 목동 재건축 단지와 안양천을 연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강 바로 앞에 있는 반포 재건축 단지에 대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는데, 그 앞단을 이런 도로를 만들어 한강과 이어지게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만약 여유가 안 된다면 브릿지(bridge·다리) 형태도 있고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연결하면 된다. 다양성 있게 가면 훨씬 나을 것이다. 자동차를 배척해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자동차도 더불어 사는 함께 살 수 있는 도시를 꿈꿔본다. 거창하게 한꺼번에 바뀌는 것보다 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유도하면 좋겠다. 실현이 하루아침에 되진 않겠지만 지금 생각해놓지 않으면 10년이 지나고서도 결국 못할 것이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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