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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경제정책]정부 vs 한은, 물가·기준금리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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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은·KDI 보다 성장률 낮춰
불확실성 휩싸인 통화정책
성장·물가 팽팽한 줄다리기 예고

[2023경제정책]정부 vs 한은, 물가·기준금리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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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한국도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까지 물가목표인 2%를 훨씬 웃도는 5%대를 기록하며 금리인상 시계를 가리키고 있지만 세계 경제 위축으로 수출·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영향도 본격화해 추가 금리인상 부담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한은(1.7%)보다 눈높이를 낮춘 데다 내년 상반기에는 성장세가 잠재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통화정책도 성장과 물가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고된다. 일각에서는 고물가 대응에 역점을 두는 한은과 성장·경기를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자제하려는 정부의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내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부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 3.5%

기획재정부는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전망치(3.0%)보다 0.5%포인트 높은 3.5%로 올려잡았다. 이는 한은이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3.6%보다 0.1%포인트 낮다. 국제유가 등 글로벌 원자재가격이 하락하고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수요가 둔화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5.1%)보다 오름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언론사 경제부장 간담회에서 "내년 초까지는 5%대 고물가가 이어지겠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본다"면서 "4%대, 3%대로 내려오는 것에 이어 2%대 숫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목표치에 가까이 갈수록 금리인상에서 동결 또는 인하로 태도 전환(피벗)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를 가질 수 있다.


반면 한은은 당분간 5%대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하 논의도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세가 중장기적으로 우리 목표치로 수렴한다고 확신하는 근거가 있을 때 금리인하를 논의할 수 있는데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물가안정은 한은의 바꿀 수 없는 의무"라고 강조했다. 물가 오름세가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상방압력 확대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원자재가격 변동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섣부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아직 어렵다는 의미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반기, 하반기 각각 4.2%, 3.1%로 전망했다. 내년 전기요금 인상폭이 커지면서 내년 물가전망도 상향조정 되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지난달 예측할 때는 올해 올랐던 만큼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은 그것보다 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다만 국제유가는 기존 전망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유가 하락과 전기요금 인상이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1870조원 사상최대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이 총재의 시각도 금리인상 기조를 뒷받침한다. 이 총재는 최근 정책금리 인상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가계부채는 상당한 중장기 위험요인이므로 디레버리징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3경제정책]정부 vs 한은, 물가·기준금리 '동상이몽'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22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금리인하 시점 엇갈린 시각

시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는 내년 초까지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너무 떨어지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총재도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는 만큼 이것이 침체로 가느냐, 안 가느냐는 경계선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화긴축 기조가 과소, 과잉대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가장 큰 고민거리"라며 “너무 늦게 대응을 하게 되면 경기침체 악화 가능성이 있고 너무 일찍 대응했다가 또다시 물가가 올라 통화정책의 신뢰를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024년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Fed보다 먼저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총재는 "물가가 5%에서 상당폭 내려와 중장기적으로 물가안정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물가가 2%로 가기 전에라도 경제의 건전한 발전, 금융안정 등을 같이 고려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법”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정부는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을 한은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보다 높게 전망하는데 이를 낮췄다는 것은 경제가 어렵다는 시그날을 확실히 주겠다는 것이고, 내년 하반기에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하지 않겠냐는 암묵적인 메시지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지금은 물가가 높아 정부와 한은 모두 물가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지만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3%대로 내려온다면 금리인하 논의가 수면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2024년 선거를 앞둔 만큼 경기를 우려해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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