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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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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맛집 탐방 두번째 이야기

원래 의도는 서울에서의 복잡한 삶을 잠시 잊고 떠나자는 거였다. 그렇게 떠난 제주 여행이지만, 현실은 ‘뭐라도 할까’하며 맛집을 탐방하는 나의 모습을 마주한 것. 그렇게 맛집을 탐방하고 즐기는 삶이 내 목표라는 걸 알게 됐다. 지난 번에 썼던 ‘고기국수 탐방기’에 이어 기획한 ‘제주의 식도락 여행 이야기’. 고기국수를 제외한 나머지 음식을 다뤄보겠다.


1. 만원의행복 (★★★☆)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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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드링킷에서 술이 빠질 수 없지 않나? 술안주를 파는 곳을 찾다 장수물식당 옆에 있어서 가게 된 곳이다. 정말 이름대로 모든 메뉴를 만원어치씩 판매하기 때문에 회 한접시에 술 한 잔 기울이기 딱 좋다. 회는 사장님 아버지께서 잡아오시는 그날그날 다른 회가 올라온다. 양 자체는 많지 않지만, 신선도가 좋다는 게 장점. 튀김, 덮밥, 지리 등을 시키면 배도 부르게 마실 수 있다. 오히려 아쉬운 건 제주도 술이란 기대에 시켰던 오메기술. 만오천원에 먹기에는 조금 아쉬운 맛이었다.


2. 모살물 2호점 (★★★★)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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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제주도는 아무래도 횟집이 유명할 수밖에 없는데 모살물은 그 중에서도 꽤 이름난 곳이다. 점심시간 영업을 하면서도 고등어회를 먹을 수 있을만한 곳을 찾다 2호점이 점심영업을 한다는 소식에 찾아가봤다. “고등어회를 따로 시킬까요?” 물어보니 모듬회를 하면 비중을 좀 더 주겠다는 친절한 제안에 망설임 없이 4만원짜리 모듬회 소짜를 시켰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었는데 전 날 먹은 만원의행복과는 다르게 양으로 승부하는 푸짐한 한 상이 들어온다. 덕분에 망설임 없이 한라산을 한 병 열 수 있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이후 지리까지 나왔다) 회 자체의 맛이 최고라고 하기엔 어려웠지만 말도 안되는 가격 덕분에 만족스러운 점심이 됐다. 1~2명이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메뉴가 아닐까? 같이 술잔을 기울일 친구가 없다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였다. 저녁에는 웨이팅이 있다고 하니 낮에 가길 추천한다.


3. 미친부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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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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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코 이번 제주 여행 최고의 식당이었다. 도민에게 강력 추천받아서 간 곳인데 점심에 모살물을 갔다온 뒤라 큰 기대 없이 갔다가 반하고 말았다. 신선하고 맛있는 회와 함께 크림우동, 가라아게 등이 나오는 고독한 미식가 세트를 시켰는데 시작하자마자 나온 기본 안주(속칭 새우깡)부터 센스가 넘쳤다. 이후 나온 음식들도 일품, 긴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가격과 구성 모두를 만족시켰다. 여기는 두 명도 아쉽고 세 명 정도가 가서 이것 저것 시키면 정말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 종류도 다양하게 판매해서 혼술러들의 다양한 취향까지 만족시킬 수 있다.


4. 카페성지 텐저린맨션점 (★★★★)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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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처음에는 우연히 화장실이나 갈 겸 들른 카페였는데, 호텔 2층에 자리하고 있어선지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위기를 느끼며 메뉴를 고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끔 웰컴티를 제공하는 점도 특장점. 다양한 원두를 제공하기 때문에 커피 애호가들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평소 좋아하는 에티오피아 원두를 골랐는데 가장 좋아하는 맑고 상큼한, 꽃내음이 나는 취향의 커피맛 덕분에 예상보다 오래 자리를 가지게 됐다. 다만 의자 자체가 불편하게 돼있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6. 맛의고수(★★☆)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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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떡볶이, 돈까스 등 어떤 의미에서 전형적인 메뉴를 판매하는 관광지 애월의 음식점이다. 전 날 숙취로 인해 해장을 하러 갔는데 애월은 시내에 비해 상당히 관광지라서 물가가 비싼 편이기에 메뉴를 신중히 골랐고, 다행히 겁먹던 것보다 맛있는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다만 해물라면의 근본적인 문제점(꽃게 등이 있기에 깔끔하게 먹기가 어렵다)은 어쩔 수 없었다.


7. 호타루한담 (★★☆)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호타루스시는 위에 언급한대로 ‘관광지 물가’를 잘 보여주는 곳이었다. 직원도 친절하고 서비스도 괜찮았지만 위에 보여준 호타루 정식과 방어회 두 가지 메뉴가 3만 3천원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시즌 메뉴인 방어회는 오히려 괜찮았지만 최근 몇 년새 일식 돈가스가 유행하며 상당히 발전된 서울 돈가스에 비해 많이 아쉬웠다.


8. 토크쇼 코스모스점 (★★★☆)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옛날 동네 호프집의 추억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 제주도에 있다?! 토크쇼 코스모스점이 바로 그곳이다. 제주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가볍게 맥주 한 잔 마실 곳을 찾다 들어가게 됐는데 사장님의 친절함과 서비스로 나온 오이 안주 등에 끌려 인당 3천 넘게 마셔버렸다. 안주가 특별히 맛있다던가 그런 점보다는 기본은 충분히 하는 안주와 함께 옛날 감성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9. 성공식당 (★★★★)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탑동쪽에 위치한 순댓국집 중 하나로 서울에선 먹기 쉽지 않은 진짜 밥이 말아나오는 국밥집이다. 제주도에서 오랜 시간 지낸 지인이 ‘제주는 고기국수보다 순대국’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과연 그럴만한 음식이었다. 단촐하지만 맛있는 밑반찬과 함께 부속 가득 담긴 순대국은 거부할 수 없는 맛이 아닐까. 맛 자체에 어떤 유니크함이 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냥 순대국이란 맛에서 레벨을 잔뜩 높였다고나 할까. 바닷바람을 쐬고 추운 채로 들어간 기자에겐 가뭄 속 단비 같은 맛이었다.


10. 공항 푸드코트 (★★)


밥 먹으러 간 건 아니었지만…

여긴 꼭 소개해야 한다 싶다. 돌아오는 날 일찍 공항에 도착한 탓에 말고기와 고민하다 좀 더 가벼운 라면과 전복김밥 세트를 먹었는데 전복의 맛을 정말 전혀 찾을 수 없어서 헛웃음이 났기 때문이다. 물론 만원도 안하는 가격에 라면까지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감안하긴 했지만 이 정도면 바나나‘맛’ 우유처럼, 전복‘맛’ 김밥으로 적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라면이 맛있어서 별 두 개를 드립니다.


이상 5박 6일 동안 총 16군데를 다녀온(평범한 카페 두 곳은 빠졌다) 먹짱 에디터의 식도락 여행은 끝이 났다. 개인적인 총평을 하자면 순수하게 미식을 하고 싶다면 그냥 서울에서 맛집을 다니는 게 낫다는 것. 다만 바닷가의 특성상 회는 대체로 어딜 가도 실패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점을 고려한다면 매력적인 식도락 여행이 되지 않을까?



사진=서정준




서정준 객원기자 drinke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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