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 마지막 단장이자 SSG랜더스 초대 단장
왕성한 활동 중 돌연 사퇴에 팬들, 구단에 해명 요청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올해 프로야구 SSG랜더스의 통합 우승에 앞장섰던 류선규(52) 전 단장이 이틀 전 돌연 사퇴해 논란이다. 류 전 단장은 SSG랜더스 김원형 감독과의 재계약을 주도했고, 외국인 선수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 2023년 코치진 구성 등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지난 8일 '2022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도 프런트상을 수상하는 등 시즌 뒤 단장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기에 사퇴는 뜻밖으로 받아들여졌다.
류 전 단장은 대학 재학 시절 PC통신 야구 동호회에 쓴 글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이것이 구단 사장에게까지 보고되면서 LG구단에서 영입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1997년 LG트윈스 구단 직원으로 출발해 2001년 SSG의 전신인 SK와이번스로 옮겨 마케팅팀 기획파트장, 홍보팀장, 육성팀장, 전략기획팀장, 데이터분석그룹장 등을 거쳤다.
프런트 전반에 걸친 풍부한 업무 경험을 인정받아 2020년 11월 단장에 선임됐다. 이후 김원형 감독, 조원우 벤치코치, 김민재 수석코치, 조웅천 투수코치 등 SK의 전성시대를 이끌던 인사들로 코치진을 구성해 기틀을 닦았고,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 김광현 등 주축 선수들의 비(非)자유계약선수 다년 계약을 이끌었다.
류 전 단장은 올해 SSG가 선두를 한 번도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리그에서 우승하고, 한국시리즈를 제패하기까지 통합 우승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든 핵심 인사로 꼽힌다. SSG 구단은 창단 2년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고, 정규시즌 우승은 SK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2010년 이후 12년만이다. 류 전 단장처럼 야구 마니아에서 출발해 구단 직원을 거쳐 단장에 올라 우승까지 경험한 경우는 거의 없다.
팬들은 류 전 단장의 돌연 사퇴에 '비선 실세'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청하고 있다. 평소 인스타그램을 통해 SSG팬들과 교류해 온 정용진 구단주 계정에는 팬들의 질의가 빗발치고 있다. SSG구단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SSG랜더스는 신임 단장에 김성용(52) 퓨처스(2군) R&D 센터장을 선임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현정 기자 hyun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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