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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1년째 해법 못 찾는 전장연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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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1년째 해법 못 찾는 전장연 시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5일 서울 용산구 지하철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대 편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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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서울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시위가 진행되는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를 시행하기로 했다. 1년째 이어진 시위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자 내려진 조치다. 그러나 전장연은 앞으로도 기습시위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무정차 통과가 갈등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무정차 통과' 방안 발표…전장연 "지금까지도 무정차로 지나쳐"

서울시는 8일 전장연 시위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시 해당 역의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의 무정차 관련 문의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시에서도 오늘 오세훈 시장에게 이와 관련해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무정차 통과 방법이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와 서울교통공사(공사)가 (관련 내용을) 검토했고 조속한 시일 내에 시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등을 요구해 온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지난해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처음 진행됐다. 이후 지하철 2·3·4·5호선 일부 구간에서 전동 휠체어 등을 타고 지하철에 탑승·하차하는 방식으로 1년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전장연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인 올해 3월 말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와 면담을 가진 뒤 약 20일간 시위를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 내용에 요구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4월 21일 다시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구체적으로 ▲2023년 장애인활동지원예산 2조9000억원 편성 ▲권리기반 활동지원 제도 정책 마련 ▲2023년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예산 807억원 편성 ▲기존 거주시설 예산의 탈시설 예산 변경사용 ▲장애인 이동권 예산 제도 개선 ▲만 65세 미만 노인장기요양 등록 장애인의 활동지원 권리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와 공사의 무정차 통과 방침에 대해 전장연은 크게 반발했다. 전장연은 성명을 내고 "시의 해당 결정은 불법 파업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는 윤석열 정부 방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결정이 사실이라면, 서울시가 지금까지 법과 원칙에 따른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장애인을 차별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이 타는 열차에 타지 못했다. 어차피 지금까지 무정차로 지나치지 않았는가"라며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부끄러운 대책을 언급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전장연은 앞으로도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9일에도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선전전을 했다.


찬반 팽팽한 전장연 시위…"타협, 합의점 찾을 정치 역할 안 보여"

시위가 처음 시작됐을 때부터 전장연의 시위 방식을 놓고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시민들의 발목을 붙잡는 불법 시위라는 비판이 있는 반면, '오죽하면 거리로 나왔겠느냐'며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시위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상황이 1년째 반복되다 보니, 전장연에 대한 시민 여론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의 역할이 부재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년 동안 전장연 시위와 관련해 정부와 국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지난 6월 M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기획재정부에 실무협의라도 하자, 그리고 저희 요구안에 관해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여러 차례 공문도 보내고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접촉해봤지만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전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전장연과 사실상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권성동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정부와 국민은 전장연 시위를 인내해왔다"면서 "이런 식이면 전장연의 요구사항이 있을 때마다 지하철 시위를 하고 정부는 들어주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지하철 시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불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처벌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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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타협, 협상, 대화하고 합의점을 찾아야 할 정치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강경, 처벌, 무관용 위주의 태도는 여권의 지지층 결집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국가가 후퇴하고 사회 갈등이 커지게 한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의견을 수렴해주지 않으니 시위를 하는 사람도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한 발짝씩 물러서서 타협점을 모색하는 자리를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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