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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도 "허공 메들리는 저작료 대상 아냐"…설운도 등 최종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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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 "협회의 '메들리 및 경음악' 사용료 분배규정 개정으로 손해 입어"
대법 "현저히 타당성 잃었거나 저작권의 본질적 내용 침해 아냐"

대법도 "허공 메들리는 저작료 대상 아냐"…설운도 등 최종 패소 서울 서초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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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유명 트로트 가수 설운도(본명 이영춘)씨 등 20여명의 가수들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협회)를 상대로 낸 저작료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협회가 규정을 개정해 노래연습장이나 유흥주점 등에서 공회전(손님이 없을 때 틀어놓는)되는 '메들리 및 경음악'에 대한 공연사용료 일부를 음악저작물 사용료 분배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문제 삼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설운도씨 등 24명의 가수가 협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신탁계약상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에 관한 원고들 주장을 모두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신탁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의 성립, 저작권신탁관리업자가 정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분배규정의 무효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소송의 원고인 가수들은 협회에 음악저작물의 저작권을 신탁하고, 협회가 유흥주점이나 단란주점, 노래연습장 등 음악저작물 사용업소의 업주들로부터 저작물 사용료를 징수해 원고들에게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저작물 사용료를 배분하기로 하는 내용의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협회가 2014년 12월 31일자로 저작물 사용료 분배규정을 개정하면서 '메들리 및 경음악' 사용료 일부를 분배 대상에서 제외시킨 게 문제가 됐다.


협회는 이들 업소에서 연주된 음악저작물의 사용료를 산출할 때 수록곡과 로그데이터(노래 반주기 작업 정보)라는 2개 자료를 각각 30%, 70%의 비율로 적용해 집계하는데, 규정을 개정하면서 '노래 반주기에서 수집하는 메들리와 경음악 로그데이터'를 분배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다시 말해 유흥주점 등 업소에서 고객 유무에 관계없이 노래 반주기에 여러 개의 곡을 하나로 엮어 만든 메들리 곡을 재생하는 것에 대해 수록곡으로서의 공연사용료만 분배하고, 로그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연사용료는 분배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


결과적으로 원고들이 협회로부터 수령하는 저작물 사용료가 줄어들었는데, 원고들 중 가장 심한 경우 규정을 개정하기 전후 월 평균 수령액이 340여만원까지 차이가 났고, 설운도씨도 210여만원 정도 월 평균 수령액이 줄어들었다.


원고들은 이처럼 협회가 규정을 개정해 금전적 손해를 입힌 것은 신탁계약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하거나 원고들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8년 11월 메들리 및 경음악의 로그데이터가 분배 대상에 포함됐던 개정 전 규정에 따라 계산한 공연사용료와 개정 후 규정에 따라 실제 받은 공연사용료와의 차액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자신들이 맡긴 저작재산권을 관리하며 징수한 저작물 사용료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배분해야 할 의무를 지는 협회가 규정을 개정해 메들리와 경음악 로그데이터를 분배 대상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실제 음악작물이 공연되는 비율과 다르게 공연사용료 분배 비율을 왜곡시켰고, 이로 인해 원고들을 비롯한 정당한 회원들에게 분배돼야 할 공연사용료가 다른 회원들에게 분배돼 각 회원 간에 불공평한 공연사용료 분배를 초래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었다.


재판에서는 ▲협회가 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개정 분배규정이 현저히 불공정해 무효인지 ▲협회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됐다.


1심은 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절차적 하자와 관련 1심 재판부는 원고들의 주장대로 협회가 규정을 개정하기 전에 회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지는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메들리나 경음악에 대한 노래 반주기 로그데이터의 왜곡 현상을 지적하는 민원이 제기돼 협회가 그 실태에 대한 특별감사를 통해 과도한 공회전 문제를 발견한 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7차례에 걸친 회의를 진행했고, 정관에 따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규정을 개정하기로 결정했으며,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승인을 받고 정기총회에 보고한 만큼 협회 정관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개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협회 정관에 규정을 개정할 때 반드시 사전에 회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거나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과 그럼에도 협회가 규정을 개정한 이후에 3차례에 걸쳐 공청회를 개최한 점도 이 같은 법원의 판단에 참고가 됐다.


제판부는 또 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에 특별감사 결과를 보고한 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향후 조치 및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는 공문을 받은 점과 메들리나 경음악이 공연사용료 분배에 있어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규정이 개정된 이후에도 여전히 노래반주기에 녹음이 수록된 메들리나 경음악은 징수된 공연사용료의 30%의 범위에서 분배받을 수 있다는 점, 원고 중 한명이 협회 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지만 불기소 처분된 점 등을 근거로 협회의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의 결론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2017년 5월 기준 총 34만1416대의 국내 노래 반주기 중에 온라인으로 로그데이터가 수집되는 반주기가 10만4243대, 오프라인으로 로그데이터가 수집되는 반주기가 1697대로 로그데이터 수집 비율이 약 31%에 그치는 반면, 약 69%에 달하는 23만5476대의 노래 반주기는 로그데이터 수집을 위한 자료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고려할 때, 국내의 모든 노래 반주기에서 로그데이터를 수집해 음악저작물의 실제 이용 비율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노래연습장 등 업소 주인이나 종업원이 손님이 있는지와 관계없이 업소 분위기용 또는 고객 유치용으로 상시적으로 틀어놓는 공회전도 저작권법상 공연에 해당하는데, 협회는 공회전이 저작권법상 공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규정을 개정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가 그 같은 전제 하에 분배 규정을 개정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규정 개정의 취지나 배경을 살펴보면, 피고(협회)는 특별감사 결과 노래연습장 등의 영업시간 중 고객이 없는 시간대에 업소 주인이나 직원에 의해 메들리 곡이 많이 사용됨에 따라 메들리 및 경음악 공연사용료 분배 비율에 비해 고객이 실제로 부른 단일곡의 공연사용료 분배 비율이 낮아지는 문제점을 발견, 음악저작물의 실제 이용 형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를 시정하기 위해 규정을 개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고들은 신탁계약상 저작물 사용료 분배규정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총회 의결을 거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와 원고들이 체결한 신탁계약 제25조(신탁계약약관 변경) 1항은 '수탁자는 총회 의결과 주무관청의 승인을 받은 본 약관, 저작권 신탁계약 체결절차에 관한 규정, 음악저작물 사용료 분배규정을 변경하였을 때는 지체없이 이를 공고하고, 위탁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들이 '총회 의결과 주무관청의 승인을 받은'이라는 수식어가 '음악저작물 사용료 분배규정'까지 수식한다고 해석한 결과다.


하지만 재판부는 "신탁계약 제25조 1항에 기재된 '총회 의결과 주무관청의 승인을 받은'이라는 문구는 '본 약관'만을 수식할 뿐, '음악저작물 사용료 분배규정'까지 수식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저작물 사용료 분배규정의 변경 등에 대해서는 주무관청의 승인 외에 달리 총회 의결을 요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먼저 재판부는 '공연'의 개념과 관련 "공중이 공개된 장소에서 저작물을 접할 수 있는 상태에 있는 한 공중이 실제로 있는지 여부를 불문한다"며 "유흥주점·단란주점·노래연습장 등의 업소는 영업시간 중에는 누구에게나 요금을 내는 정도 외에 다른 제한 없이 공개된 장소여서 불특정 다수인이 재생된 음악저작물에 접할 수 있으므로, 이들 업소가 노래반주기에 수록된 음악저작물을 영업시간 중 재생하는 것은 고객의 유무나 가창 여부에 상관없이 저작권법상 공연으로 볼 수 있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음악저작물의 공연사용료를 분배하는 구체적 기준은 저작권신탁관리업자인 피고가 그 설립목적에 부합하도록 위탁자들의 이익 그 밖의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 재량 범위 내에서 정할 수 있는 것인데, 음악저작물이 실제 이용되고 있는 비율이나 방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음악저작물의 현실적인 이용 상황과 변화 등 다양한 여건을 고려해 이 사건 분배규정의 개정에 이르렀다고 보이므로, 이를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분배규정의 개정으로 메들리 곡에 대한 공연사용료 중 로그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연사용료만이 그 분배대상에서 제외된 것일 뿐 분배 자체가 모두 부정된 것이 아니므로 저작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24명의 원고들 중 9명은 상고심이 시작된 직후 상고를 취하해 2019년 10월 패소 판결이 확정됐고, 나머지 15명의 원고들이 이번에 대법원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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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번 사건의 원고 중 일부와 또 다른 가수들이 낸 유사한 소송 2건도 함께 병합심리한 뒤 모두 상고를 기각, 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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