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치료제 무력화하는 오미크론 BQ 빠르게 확산

美 질병통제예방센터, BQ.1·BQ.1.1 신규 코로나19 감염자의 44%
“장기이식환자, 암 환자 등 면역저하자에게 특히 위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항체치료제에 저항력을 지닌 코로나19 오미크론의 새 하위 변종 BQ.1과 BQ.1.1이 다음 주면 미국에서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미국 CNBC 방송은 11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인용해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CDC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오미크론 하위 변종 BQ.1과 BQ.1.1에 걸린 사람은 44%로, 지난주 32%에서 일주일 만에 12%나 늘었다. 한때 지배종이었던 오미크론 BA.5 변이의 현재 신규 감염자는 29%다.

BQ.1과 BQ.1.1 변이는 장기 이식 환자 및 암 화학 요법을 받는 환자와 같이 면역 체계가 심하게 손상된 사람들에게 특별히 더 위험하다. 면역저하자들은 종종 코로나19 백신만으로는 충분한 예방 효과를 얻지 못해 바이러스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약물을 필요로 한다. 중등도 이상의 손상된 면역 체계를 가진 사람들은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부실드(Evusheld)와 같은 '항체 칵테일' 주사를 6개월마다 2회씩 맞아야 한다. 그런데 BQ.1과 BQ.1.1은 이부실드에 저항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면역저하자들은 이러한 하위 변이가 우세해짐에 따라 점점 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해진다.

또 BQ.1과 BQ.1.1 변이는 이부실드 외에도 면역저하자들에게 심각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투여하는 단일클론항체인 벱텔로비맙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화이자의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는 BQ.1과 BQ.1.1 변이에 여전히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장기 이식 환자는 필수적으로 복약해야 하는 다른 약물과 서로 부딪치는 작용 방식 때문에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백악관 수석 의료 고문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지난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면역 회피형 BQ 변종이 매주 증가함에 따라 미국은 코로나19의 새로운 기로에 서 있다"며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 새로운 변종들이 실제보다 훨씬 더 지배적이라면 우리 무기의 일부가 무력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은 올가을과 겨울 공공장소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고위험군 가족이 있는 사람들도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실내 사교모임에 가기 전 코로나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것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