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제2의 개똥쑥?…韓연구진, 더덕에서 코로나 치료제 찾았다

시계아이콘02분 0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기초과학연구원, 동물실험에서 효과 확인
치료 및 감염제 활용 가능성 높아
노벨상 받은 중국 '개똥쑥' 연구 재현하나?

제2의 개똥쑥?…韓연구진, 더덕에서 코로나 치료제 찾았다 더덕. 사진제공=기초과학연구원
AD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우리나라 들판과 산에 흔하게 자라는 자생식물인 벌개미취(Aster koraiensis Nakai, 고려쑥부쟁이)와 더덕(Codonopsis lanceolata Trautv)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성분이 발견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창준 생명과학연구클러스터 소장 연구팀이 벌개미취(일명 고려쑥부쟁이·학명 Aster koraiensis Nakai)와 더덕(학명·Codonopsis lanceolata Trautv)에 각각 함유된 ‘아스터사포닌 I(Astersaponin I)’· ‘란세마사이드 A(Lancemaside A) 사포닌'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포 내 침입 경로인 세포막 융합을 막아 감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벌개미취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식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반도 고유식물이다. 더덕은 초롱꽃과에 속하는 다년생덩굴식물로서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서 자라고 있으며, 도라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하는 산채류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입자는 엔도좀(endosome)이나 세포표면 형질막과 융합한 형태로 인체세포 내로 들어오게 된다. 이 두 경로는 공통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외피막과 인체세포 세포막 사이의 ‘막 융합’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된다. 연구진은 아스터사포닌 I과 란세마사이드 A가 이러한 코로나바이러스와 인체세포간 막 융합을 막아 코로나바이러스 세포 내 감염경로를 모두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진은 생물안전 2등급 연구시설에서 실험할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면에 발현한 슈도바이러스(psuedovirus)와 인간 폐세포를 이용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모델을 만들고, 아스터사포닌 I과 란세마사이드 A를 처리하여 바이러스 세포 침임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두 사포닌 모두 약물의 생물학적 기능 억제 효능을 나타내는 IC50값(반수 최대 억제 농도, half maximal inhibitory concentration)이 2μM(마이크로몰) 수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세포 진입 경로를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살아있는 감염성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확인했으며, 초기 코로나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오미크론 등 변이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거의 동일한 효율로 감염을 억제했다.


아스터사포닌 I과 란세마사이드 A는 중앙골격구조가 세포막의 주요구성물질인 콜레스테롤과 매우 유사하고 한쪽에 길게 당이 붙어 있는 구조다. 세포막이 콜레스테롤과 유사한 이들 사포닌의 중앙부를 세포막 안으로 받아들이고 한쪽에 길게 붙어있는 당 부위가 세포막 밖으로 돌출되면, 이 돌출된 부분이 코로나바이러스 외피막과의 막융합을 가로막는 것이다.


오미크론 등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 때문에 세포수용체 ACE2와의 결합력이 높아져 세포감염이 잘된다. 그러나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력이 강해져도 결합 이후 막 융합 과정이 막히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세포 내로 들어올 수 없다. 즉, 막 융합 저해물질은 바이러스와 세포수용체의 결합력에 상관없이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항바이러스 연구(Antiviral Research)’ 10월 온라인판 및 ‘항균제 및 화학요법(Antimicrobial Agents and Chemotherapy)’ 11월 온라인판에 각각 게재됐다.


한편 연구팀은 지난해 5월에도 한국 파스퇴르 연구소 김승택 박사 연구팀과 도라지 사포닌인 ‘플라티코딘 D(Platycodin D)’의 항 코로나 활성을 규명한 바 있다.


흥미로운 것은 아스터사포닌 I, 란세마사이드 A 및 플라티코딘 D 모두‘트라이터페노이드 사포닌(Triterpenoid saponin)’에 속하며, 한쪽에 길게 당이 붙어 있는 비슷한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트라이터페노이드 사포닌에 붙어 있는 당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억제 활성에 중요하다는 결과에 착안, KAIST 화학과 한순규 교수 연구팀과 함께 당의 길이와 종류를 달리하는 10여종의 서로 다른 사포닌을 합성했다. 그 결과 자연에서 발견한 트라이터페노이드 사포닌인 플라티코딘 D보다 활성이 2배 높은 신규물질 합성에 성공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생유기화학(Bioorganic Chemistry)’ 10월호에 게재됐다.


IBS 이창준 소장은 “벌개미취, 더덕, 도라지에 포함된 트라이터페노이드 사포닌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 및 생약의 주요성분으로, 섭취 시 상기도의 상피세포에 고농도로 노출될 수 있어 무증상환자나 초기 환자에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아직 세포실험 단계의 연구결과이지만 동물실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임상실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대식 경희대 교수는 “중국의 경우, 중국전통의학연구원 투유유 교수가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아르테미시닌을 개발한 공로로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이후 정부차원에서 중의약 연구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오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며, “이번 연구 결과 발표가 국내 자생 혹은 재배 식물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 연구 분야의 활성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AD

한편 천연물 유래 약재는 쉽게 구할 수 있고 오랫동안 사용되어 안정성이 입증된 장점이 있다. 역사적으로 페니실린, 아스피린,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인 아르테미시닌 등이 천연물질에서 유래됐다. 이번 막융합 저해제도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외피막 바이러스의 감염을 범용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므로,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