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2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와 함께 내년까지 투자 확대를 위한 비용 증가를 예고하자 미국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가 조용히 미소 짓고 있다.
장 마감 이후 나온 메타의 실적 발표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메타가 이용자의 디지털 경험을 증진하기 위해 인프라 관련 투자를 내년에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데이터센터 공급을 담당하는 엔비디아에는 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올해 총비용(Total expense)이 850억~870억달러(약 120조7000억~123조50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규모는 내년에 960억~101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 비용을 포함한 자본 지출(capital expenditure)은 올해 300억~340억달러, 내년에는 340억~39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엔비디아 외에도 미 반도체 회사 마벨테크놀로지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3% 가까이 뛰었다. 이 회사는 반도체 팹리스(설계) 업체로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한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네트워킹 기어를 만드는 업체로 메타를 주요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는 아리스타네트웍스의 주가도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올랐다.
애론 레이커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이날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메타가 3분기 결과로 향후 자본 지출을 상당히 줄일 거라고 우려가 커졌지만, 오늘 밤 정확히 반대 상황을 보게 됐다"고 평가했다.
메타에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미소 지었지만 시장에서는 메타의 이러한 비용 지출 확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상 2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에 시장을 밑도는 4분기 매출 전망이라는 실적이 발표된 뒤 메타의 주가는 19% 가까이 폭락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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