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고하마국립대, 줄기세포 이용해 모낭 오가노이드 만들어
23일 만에 모간 3㎜ 자라 … 모발 검게 물들기도
일본 요코하마 국립대학 산업과학기술 연구소의 후쿠다 준지 교수 연구팀은 모낭을 시험관에서 줄기세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일본 연구팀이 모낭을 시험관에서 줄기세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모낭은 모발을 만드는 피부 기관으로, 연구진이 만든 모낭에선 23일 만에 3㎜ 길이의 모발이 자라났다.
일본 요코하마국립대학 산업과학기술연구소의 후쿠다 준지 교수 연구팀은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체외 모낭 유도를 위한 3차원 미세환경의 리프로그래밍'이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 가지 유형의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해 모낭 오가노이드(organoid)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오가노이드란 실제 장기와 유사한 구조, 세포 구성, 기능을 지닌 3차원적 조직의 작은 덩어리로, 미니 장기로도 불린다.
연구팀은 모낭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배양하자 23일 만에 내부에서 모간이 3㎜ 길이까지 자랐다고 밝혔다. 모간은 모낭에서 피부 밖으로 나온 머리카락을 뜻한다. 이 머리카락이 검게 물드는 과정도 확인됐는데, 실제 모낭에서 머리카락이 자라는 과정이 그대로 구현했다.
앞서 지난 수십 년에 걸쳐 과학자들은 동물 모델 등을 사용해 모낭 생성의 메커니즘을 실행하려 했으나, 모낭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상호 작용하는 두 배아세포인 표피와 간엽 세포의 간격을 조절하는 방법을 통해 온전한 모낭의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모낭 생성 기술이 남성과 여성에 흔히 나타나는 안드로겐 탈모증(androgenic alopecia) 같은 탈모 질환의 새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후쿠다 교수는 "모낭 오가노이드로 모발이 어떻게 생기는지 규명할 수 있다"며 "연구가 발전하면 동물을 대신해 모발 관련 치료제를 시험하거나 탈모 환자에 이식하는 재생의료까지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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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Advancement of Science)의 학술지 '과학 발전'(Science Advances) 최신 호에 발표됐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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