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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 인텔 구원투수로 나선 '기술자 CEO' 팻 겔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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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 인텔 구원투수로 나선 '기술자 CEO' 팻 겔싱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 사진=인텔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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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의 모든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회사의 위대한 아이콘을 되찾아 다시 미래의 리더로 만들겠다."


인텔의 8번째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가 지난해 2월 취임식에서 밝힌 포부다. 미국을 대표하는 종합반도체기업 인텔이 '반도체 왕좌' 탈환을 천명한 지 1여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이전보다 어두워 보인다. 시장 점유율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으며 1만명 넘는 직원을 정리해고할 예정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인텔이 지금의 격랑을 헤치고 다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서려면, 그 어느 때보다도 겔싱어 CEO의 수완이 빛을 발해야 할 시점이다.


인텔 구원투수로 나선 '기술자' CEO

겔싱어 CEO는 지난해 2월15일 인텔의 CEO 겸 이사회 임원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그는 "인텔은 기술자와 기술의 보고를 보유했다"라며 "인텔이 궁극적으로 미래의 기술 리더가 될 거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겔싱어 CEO는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인텔이 내놓은 구원투수였다. 과거 인텔은 PC·서버 등 컴퓨터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막대한 점유율을 자랑하며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으로 위세를 떨쳤으나, 국내·외 여러 경쟁사의 도전에 직면하면서 흔들렸다. 반도체 설계에선 AMD·ARM 등이 인텔의 시장 지분을 빼앗기 시작했고, 미세 공정에서는 TSMC에 밀렸다.


[뉴스속 인물] 인텔 구원투수로 나선 '기술자 CEO' 팻 겔싱어 인텔은 최근 경쟁사들과의 극심한 경쟁에 직면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1968년 설립된 인텔은 약 50여년에 이르는 기업사에 걸쳐 8명의 CEO를 맞았다. 겔싱어 CEO 이전의 전임자 3명은 모두 전문경영인이었다. 인텔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시점에 '경영인'이 아닌 '기술자'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겔싱어 CEO 또한 인텔의 강점인 기술력을 내세워 위기를 타개하고자 한다. 취임 이후 그는 ▲위탁생산(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파트너사와의 협력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새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며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10~15%의 매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현시점 반도체 생산의 한계로 여겨지는 1나노미터(nm)보다 훨씬 작은 '옹스트롬(?·0.1nm를 뜻하는 단위)' 공정을 현실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인텔에 청년기 바친 '베테랑 엔지니어'

겔싱어 CEO는 IT 산업에서 40년간 일한 베테랑이자 인텔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이다. 1962년생인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수학과 과학에 두각을 드러냈으며, 대학도 진학하지 않은 17세의 나이에 인텔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그는 인텔에서 근무하면서 유연근무제, 장학 프로그램 등을 통해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대를 졸업했으며, 2년 뒤에는 스탠퍼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엔지니어 시절 겔싱어 CEO는 일명 '486 컴퓨터'라고 불리는 반도체 프로세서 설계를 지휘했다. 1985년 출시된 이 프로세서의 강력한 성능 덕분에 인텔은 향후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다. 이처럼 기업의 성장에 다양한 공로를 쌓은 그는 2001년 인텔의 최고기술자(CTO)를 맡아, 다양한 반도체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인텔의 기술 개발을 이끌었다.


[뉴스속 인물] 인텔 구원투수로 나선 '기술자 CEO' 팻 겔싱어 겔싱어 CEO가 엔지니어로 일하던 시절 개발을 주도한 인텔 '486 프로세서'.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청춘을 인텔 연구직에 바쳤으나 그의 경험이 엔지니어에 국한된 것은 결코 아니다. 겔싱어 CEO는 2009년 인텔을 떠나 데이터 저장장치 전문 기업 'EMC'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2012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VM웨어' CEO 자리에 올랐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메모리, 가상화 소프트웨어 등 컴퓨터 산업 전반을 두루 경험한 셈이다.


악재 겹친 인텔…'반도체 왕좌' 탈환 성공할까

지금 당장 인텔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인텔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9.4%로 전 분기 대비 1.7%포인트(p) 하락했다.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3.4%P까지 벌어졌다.


실적이 개선되지 않아 대규모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은 이달 27일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정리해고를 추진할 예정이다. 인력 감축 계획에 영향을 받는 부서는 판매·마케팅 등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인텔의 주요 사업인 PC용 반도체가 급격한 수요 급감을 직면하고 있다"라며 "AMD 등 경쟁업체에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인텔이) 분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겔싱어 호' 인텔이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다. 겔싱어 CEO가 취임 초기부터 강조했던 기술 개발 로드맵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2022' 행사 당시 겔싱어 CEO는 오는 4년간 무려 5개의 신공정을 반도체 생산에 적용하는 목표는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그는 "무어의 법칙은 여전히 건재하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새롭게 출범한 파운드리 사업도 대기업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미국의 통신 칩 설계업체 '퀄컴'의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칩 설계 1위인 대만 '미디어텍'과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




신범수 산업 매니징에디터 answer@asiae.co.kr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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