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첫날 전국서 75건 이상 적발(종합)

서울역 인근 도로에서 우회전 차량이 멈춰 서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교차로 우회전 일시 정지' 단속 첫날 전국에서 75명 넘는 운전자가 새 규정을 어겼다가 범칙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이날 오전부터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에 대한 3개월 계도기간을 마치고 본격 단속을 시작한 결과 오후 3시까지 적발한 건수는 총 75건으로 집계됐다. 이후에도 상당수 적발 사례가 있었던 만큼 개정 도로교통법 미준수로 범칙금을 부과받은 운전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12일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할 때'뿐 아니라 '통행하려고 할 때'까지 일시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는데도 일시 정지하지 않고 진행하면 운전자에게 범칙금 6만원(승용차 기준)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경찰은 애초 1달간 계도·홍보 기간을 운영하다가 현장에서 일시 정지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전날까지 계도기간을 연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계도기간 3개월 동안 우회전 교통사고는 3386건, 사망자는 22명으로, 전년 대비 사고는 24.4%, 사망자는 45% 각각 감소했다.

경찰은 계도기간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 때를 명확하게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향후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는 행동과 의사가 외부에서 명확히 확인 가능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우에만 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경찰은 아울러 개정법에 대한 국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공익광고 등 홍보 수단을 마련해 올바른 통행 방법을 지속적으로 홍보·계도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이날 적발된 운전자 중에는 '개정 도로교통법 내용을 몰랐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너려고 한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며 단속에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운전자들은 우회전 시 보행자 신호가 아닌 횡단보도 주변의 보행자를 확인해야 한다"며 보행자가 보이면 일단 멈추는 운전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