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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 신탁의 시대①]정부가 미는 신탁사업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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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전문성은 장점이지만
분양수익 1~4% 수수료 지불
신탁사별 사업 수행역량 제각각

똑똑하게 신탁사 고르기 위해선
수수료 조정여부, 해지조건 따져야

[도시정비 신탁의 시대①]정부가 미는 신탁사업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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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황서율 기자]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신탁방식이 도입된 지 6년이 지났다. 현재 전체 정비사업에서 신탁방식 비중은 약 4% 남짓. 덜 알려진데다 필요성이 낮아 이 방식을 택하는 조합이 적었던 것이 현재까지의 모습이다. 하지만 ‘둔촌주공’ 사태로 조합 중심의 정비사업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신탁방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정부도 팔 걷고 나서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신탁방식은 미래 정비사업의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장단점을 함께 살펴봤다.


조합 대신 신탁사가 사업 전반 진행…신탁방식 정비사업이란

민간이 추진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크게 조합방식과 신탁방식으로 나뉜다. 조합방식은 우리가 흔히 활용하는 방식이다. 토지등소유자가 조합을 구성해 시공사 선정부터 인허가, 분양 등 모든 절차를 진행한다. 이 방식은 조합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정비사업에 대한 지식이 적은 주민들이 직접 운영을 하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키우는 등 문제점도 적지 않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업구역일수록 스스로 갈등을 조율하기 힘들어 사업이 지연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신탁방식이다. 신탁방식은 신탁사가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으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아 자금조달부터 분양까지 사업 전반을 진행한다. 조합은 이에 대한 수수료를 분양수익으로 지불해야 한다.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은 조합(또는 추진위원회) 유무에 따라 사업시행자와 사업대행자로 또 나뉜다. 사업시행자 방식은 조합이 설립되기 전 토지등소유자가 신탁사에 정비사업 업무를 위탁하는 형태다. 사업대행자 방식은 조합이 있는 사업장에 신탁사가 참여하는 형태다.


신탁시장에서 보면 정비사업 방식은 토지신탁(개발신탁)에 포함된다. 그 중에서도 정비사업은 아직까지 신탁사가 직접 금융조달에 뛰어드는 차입형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사의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2016년 5조3000억원에서 2020년 8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전문성 바탕으로 시공사와의 협상력 높일 수 있어…조합비리 방지 역할도

신탁방식은 투명하고 전문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사업 초기부터 전문인력이 투입돼 사업을 관리하다보니, 설계변경 등 사업 지연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공사와 조합 간 예기치 않은 분쟁으로 준공이나 사업이 지연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이 현재 정비사업 시장의 이슈 중 하나인데, 비전문가인 조합 보다 신탁사가 나서면 시공사와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둔촌주공 사태로 신탁방식이 떠오르는 것이 이 때문이라 본다"고 말했다.


조합 내 이해당사자 간 갈등으로 장기간 사업이 지연된 곳이라면 중재자로서 신탁사를 활용할 수 있다. 신탁사가 사업 전반을 관리하다보니 조합 비리 등 문제도 차단이 가능하다.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사업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불법행위, 분양대금 유용 등의 문제나 분쟁을 효과적으로 방지해 권리를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사업시행자 방식의 경우 추진위나 조합설립이 필요 없어 사업기간을 1~2년 줄일 수 있다.


평균 2%대 신탁수수료 내야…사업수행역량은 신탁사가 제각각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신탁수수료는 주민들에게 여전히 생소한 영역이다. 신탁사는 보통 분양수익의 1~4%를 수수료로 받는다. 하지만 조합방식은 별도의 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신탁방식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신탁사 간 경쟁으로 수수료가 평균 2%대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신탁방식은 공사비에 분양 관련 비용이 빠져있어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때문에 절감되는 공사비와 수수료를 비교해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탁사마다 정비사업 수행역량이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탁사는 건설사 정비사업 영업, 관리인력을 충원해 전문가를 늘리고 있는데 인력의 숙련도 편차가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수주물량 대비 조직과 인력을 균형있게 운용하는 곳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사업장 이해도가 낮은 신탁사가 무리하게 수주를 할 경우 경험 부족으로 오히려 인허가 등이 지연돼 사업기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또 조합방식과 달리 신탁방식은 시행자 지정을 위해 토지등소유자 75%의 동의 외에 토지 면적 3분의 1 이상을 신탁해야 하는데 이 역시 동의서 징구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사업단축의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주민들의 의견이 배제되거나, 조합원들과 마찰을 빚을 경우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도시정비 신탁의 시대①]정부가 미는 신탁사업의 ‘득과 실’


수수료 조정 여부 따지고, 해지조건은 구체적으로…똑똑하게 선택하는 법

전문가들은 똑똑하게 신탁사를 선택하려면 몇가지 사항을 미리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신탁수수료를 조정할 수 있도록 돼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계약 해지 요건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탁사가 용역대금을 높게 책정하는 등 토지등소유자에게 경제적 손실을 입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손해배상 청구가 어렵기 때문이다.



신탁방식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도 보다 촘촘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표준계약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법적구속력을 갖춰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예림 부동산 전문변호사는 "구속력이 없으면 참고용이지, 문제를 해결하는 실효성 있는 수단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토지등소유자들이 신탁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것도 현재로선 쉽지 않다"며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제124조(관련 자료의 공개 등)에 사업시행자 중 신탁이 명시돼있지 않은데 이 부분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공사와의 유착 가능성을 보완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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