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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 신탁의 시대③]모호한 정비사업 신탁, “전문성·자본적정성 꼼꼼히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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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 도시정비 점유율 4%에 불과
매출 늘었어도 영업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정체
부동산 경기 저하 등으로 우발부채가 현실화될 수 있어

[도시정비 신탁의 시대③]모호한 정비사업 신탁, “전문성·자본적정성 꼼꼼히 따져야” 둔촌주공 재건축 사례 이후 신탁방식이 조명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신탁사 자본상황과 신탁방식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사진은 공사가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단지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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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류태민 기자] 정부가 원활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진행을 위해 신탁방식 활성화 정책을 펴기로 했다. 시장도 둔촌주공 재개발 공사 중단 사태를 보며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부동산신탁업계는 신바람이 났다. 벌써부터 정비사업 조직을 확대하고,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준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도시정비시장에서 신탁방식은 아직 기반이 약하다.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으로 부동산신탁사의 정비사업 진출이 가능하게 됐으니, 이제 업력이 6년에 불과하다. 사업 수주고도 미미해 전체 도시정비시장 점유율이 4%에 불과하다. 사업을 추진하다 문제가 돼 무산된 사례도 있다. 한마디로 검증이 덜 됐다는 이야기다. 또한 신탁방식도 경계가 모호해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나서는 조합원 입장에서는 부동산신탁사 자본 상황과 신탁방식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차입형은 비금융권, 책임준공형은 금융권이 이끌어

국내 부동산신탁사는 2022년 9월 현재 14개 사로 자본력과 대주주에 따라 △금융계 신탁사(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 신한자산신탁, 우리자산신탁, 교보자산신탁, 대신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 △비금융계 대형 신탁사(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비금융계 소형 신탁사(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 신탁사는 저마다의 역량을 집중시킨 신탁상품을 내걸고 있다. 큰 틀에서 정비사업 신탁방식은 토지신탁(개발신탁)에 포함된다. 토지신탁은 위탁자에게 토지 등의 자산을 수탁받아 신탁사가 인허가, 시공 및 분양, 입주 등 부동산 개발 행위 등을 통해 위탁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토지신탁은 다시 사업비 조달 유무에 따라 차입형과 관리형 등으로 나뉜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 소유자가 소유권을 신탁사에 이전하고 신탁사에서 소유자 의견, 회사 자금, 전문 지식 등을 결합해 부동산을 효과적으로 개발·관리하는 상품이다.


신탁사 입장에서 사업비 조달에 대한 부담이 있고, 분양이 잘 안 되면 투입한 사업비를 손실할 수도 있는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신탁보수가 다른 신탁상품보다 높으며 조달한 사업비에 대한 이자수익까지 발생하는 구조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이 전통적인 차입형 토지신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물론 정비사업 신탁방식도 있다. 신탁사가 정비구역의 토지 등 소유자나 조합으로부터 위탁받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개발신탁의 일종이다. 신탁사가 단독시행자가 되는 단독시행자 방식과 기존의 사업시행자(조합)가 있는 상태에서 신탁회사가 대신 사업을 시행하는 사업대행자 방식으로 나뉜다. 넓은 의미에서 차입형 토지신탁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무궁화신탁이 이 신탁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변형된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 방식도 있다. 2016년 도정법 개정으로 신탁 재건축이 허용되자 만들어진 상품이다. 신탁사가 일반적인 관리형 토지신탁에 더하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시공사의 책임준공확약에 신용보강까지 해주는 상품이다. 책임준공확약이란 시공사가 책임지고 건물을 준공하겠다는 약속이다. 시공사는 시행사의 부도, 공사비 지급 지연, 민원 등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할 수 없고, 예정된 공사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할 의무를 진다.


신탁사 입장에서도 리스크를 부담함으로써 일반적인 관리형 토지신탁과 비교해 더 높은 신탁보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인이 있다. 다만, 신탁사가 책임준공확약을 대신 이행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큰 손해를 보게 되므로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다.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은 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 등 금융계 신탁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발부채 위험…자본적정성 저하 여부에 살펴야

부동산신탁업계는 최근 몇 년간 우호적인 부동산 경기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차입형 토지신탁 부문의 경쟁 강도가 심화되면서 그간 차입형 토지신탁을 주도했던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은 실적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신탁사 14개 사의 누적 매출 총액은 1조6050억원으로 전년(1조3623억원) 대비 2427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347억원, 당기순이익은 6378억원으로 전년보다 1264억원, 1036억원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부동산신탁사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52%로 지난 2020년(51.9%)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매출 상승과 더불어 영업비용 역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비용 상승률은 17.8%로 매출 상승률 17.82%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올해는 상황이 안 좋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신탁업계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리스크 체감도가 낮다고 여겨졌던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 사업마저 부동산 경기 저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의 ‘부동산신탁업 Peer Report’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신탁업에 대한 거시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차입형 토지신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 체감도가 낮다고 여겨졌던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 사업마저 양적·질적 위험이 동반 상승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저하 등으로 우발부채가 현실화될 수 있어 자본적정성 저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올해 9월 현재 신용평가 3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NICE신용평가)가 내놓은 부동산신탁사 신용등급은 KB 부동산신탁(A2+)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코람코자산신탁(A2), 하나자산·신한자산·한국토지신탁(A) 등이 안정적 이상의 신용등급을 받았다. 우리자산·교보자산·대신자산·한국자산신탁 등은 A-로 긍정적 신용등급으로 평가됐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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