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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RM 인수하면…글로벌 반도체 지형도 급변 예고[반도체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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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뛰어난 제조 역량에 설계 더해지면 시너지
삼성·SK 연대 시 韓 반도체 업계에도 '호재'

삼성, ARM 인수하면…글로벌 반도체 지형도 급변 예고[반도체 M&A]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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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지난달 18일 연말 가동을 목표로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설계지원센터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자산(IP) 플랫폼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업체의 IP 접근성을 높이고 우수 IP 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다. '소프트웨어(두뇌)'보다는 '하드웨어(부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쏠려 있다고 평가받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IP 업체 M&A에 적극적이라고 알려진 이유는 소프트웨어 구축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회사의 성장 동력(모멘텀)이 경쟁 업체보다 낮아질 것이란 위기의식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ARM의 반도체 설계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범용성'이다. 자동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데이터 센터 데이터처리장치(DPU) 등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태블릿AP, 클라우드 서버, 인공지능(AI) 프로세서 등으로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AP의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주요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를 'ARM 계열' 기술 제휴를 통해 제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메모리 강자' 한국 업체들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역량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세계 1·2위 메모리 반도체 강자지만 설계 능력 등을 포함한 전체적인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역량은 경쟁 업체보다는 처진다는 평을 듣는다. 각종 투자와 세트(완제품) 업체 확보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 됐다. 삼성의 경우 영국 ARM을 비롯해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네덜란드 NXP 등 업체 인수설이 꾸준히 나왔던 이유다.


삼성의 경우 과거부터 IP 역량 확보를 위해 국내 디자인하우스 인수 전략을 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왔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에서 설계도면을 받아 파운드리 생산공정에 맞게 다시 디자인하는 역할을 하는 업체다. 삼성도 세미파이브 등 여러 디자인하우스를 에코시스템 파트너(DSP·Design Solution Partner)로 선정해 협력해왔다. 2015년께는 AMD 등과 거래관계가 있는 글로벌파운드리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었다. ARM 인수 시 '숙원'을 이루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IP 역량 확보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간 궁합도 좋은 편이다. 최근 고품질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부품을 세트 업체에 납품하는 방식에만 의존하는 경영 방식보다는 '메모리 센트릭 컴퓨팅' 위주로 업계 트렌드가 바뀌는 점도 부품 업체인 삼성전자가 IP 업체 ARM 인수를 노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메모리 센트릭 컴퓨팅은 메모리 반도체 부품이 시스템 처리 속도를 높여주는 기능만 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 등 기기의 연산·저장 등을 담당하는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제조 능력에 설계 능력까지 갖추면 이 분야에서 유리해진다.


삼성, ARM 인수하면…글로벌 반도체 지형도 급변 예고[반도체 M&A]

삼성에 국한된 면이 있지만,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ARM 딜' 성사는 호재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 재편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서다. 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연대(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긍정적인 뉴스다. 메모리 반도체 양산 능력이 뛰어난 두 회사 모두 설계 능력 확보를 통한 시너지를 노릴 여지가 생긴다.


늦기 전에 시스템 반도체 업계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선 세계 1위지만 파운드리에서 1위 TSMC에 주요 세트업체 애플을 뺏겼다. '제3 시장'인 시스템 반도체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게 필수다.


시스템 반도체 IP 분야에서 보수적인 '인텔 계열'보다는 개방적인 'ARM 계열' 공급망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미국 세트 업체의 압박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PC 서버용 CPU까지는 어려워도 모바일과 차량용(자율주행차) 시스템 반도체에선 어느 정도 수준의 존재감은 보여야 한다. ARM 인수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ARM 지분을 확보하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이 삼성-ARM 딜에 대해 '지분 확보'란 보수적인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하는 이유는, 각국 정부가 반도체를 국가 안보의 열쇠로 받아들여 승인 거부를 할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사실 때문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실적으로 삼성전자가 ARM의 기술만 이전받고 라이선스 가치를 키운 뒤 손정의 회장 뜻대로 ARM을 미국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하는 방식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설계'(시스템LSI사업부) 사업을 파운드리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사실 때문에 ARM 인수 수직 계열화까진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게 사실이다. 설계 역량을 강화할수록 삼성 파운드리에 반도체 생산 위탁을 맡긴 세트 고객사 기술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 하드웨어+ARM 소프트웨어' 수직 계열화 시나리오는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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