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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들 모여라"…버스 정류장에 '양귀비' 정원 만드는 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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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도심에 '꿀벌 정류장' 1000여개 설치 예정
정류장 지붕을 정원으로 → 곤충들 서식지 활용
"꿀벌 개체 수 감소 막고, 여름철 폭염에도 도움"

"꿀벌들 모여라"…버스 정류장에 '양귀비' 정원 만드는 英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만개한 노랑 코스모스에서 꿀벌이 부지런히 꿀을 모으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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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유럽 곳곳에서 버스 정류장에 꿀벌을 위한 정원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꿀벌의 급격한 개체 수 감소를 막고, 여름철 정류장의 뜨거운 온도도 식혀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25일 가디언에 따르면 다국적 옥외 광고 업체인 클리어채널은 영국 전역에 1000개 이상의 꿀벌 정류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는 기존 버스 정류장의 지붕 위에 식물을 심어 하나의 정원으로 만드는 식이다. 2018년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에서 처음 등장한 이 정류장은 최근 유럽 전역과 캐나다, 호주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업체는 새 버스 정류장으로 교체 작업이 필요한 평균 수명 20년을 넘긴 정류장을 대상으로 정원을 설치할 예정이다. 정원 토양에 물이 차게 되면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더 튼튼한 지붕으로 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붕에는 주로 야생 양귀비나 백리향 같이 그 지역에서 자라는 토종 식물이 심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버스 정류장은 꿀벌과 나비 등 곤충들을 보호하고 개체 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도심 곳곳에 정류장을 도입한 네덜란드에선 수십년간 감소하던 벌 개체 수가 유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가 지난해 나온 바 있다.


여름철 정류장의 폭염을 식혀주는 효과도 있다. 흘러내리는 빗물을 흡수해주고, 도심 지역의 온도가 교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열섬 현상을 막아준다는 설명이다. 정원 관리도 크게 번거롭지 않다. 1년에 두 번 정도 잡초를 뽑아주는 것 외에는 유지관리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업체 관계자는 "정류장을 제대로 도입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과 계획이 필요하다"면서도 도심 속에 만들어진 조그마한 정원이 우리에게 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꿀벌들 모여라"…버스 정류장에 '양귀비' 정원 만드는 英 사진은 기사 내용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한편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00대 농작물 중 71종이 꿀벌에 의해 열매를 맺고 있다. 식탁에 올라오는 농작물부터 가축의 사료까지 꿀벌의 도움으로 생산된다. 이처럼 많은 생물이 꿀벌의 도움을 받아 사는 만큼 꿀벌은 생태계 순환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꿀벌 개체 수의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2010년대 들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꿀벌 40%가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지난 겨울에만 사육 꿀벌 약 78억마리가 폐사 피해를 보았다. 전국 양봉 농가의 약 220만개 벌통 중 17.2%의 벌들이 사라진 것이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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